바이오스펙테이터 이주연 기자

일라이릴리(Eli Lilly)의 시가총액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제약기업 최초로 1조달러를 돌파했다.
전 분야를 통틀어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한 회사는 애플(Apple)로, 지난 2018년 8월에 달성한 바 있다. 그당시 릴리의 주가는 현재의 10분의 1이었다.
제약분야 경쟁사로 J&J(Johnson & Johnson)의 시가총액은 약 4952억달러, 미국 머크의 시가총액은 약 2469억달러다. 같은 비만 에셋으로 경쟁하던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의 경우에는 1660억달러이다.
이같은 릴리의 성장세는 블록버스터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Zepbound)’와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Mounjaro)’에 따른 것이다. 특히 젭바운드의 경우 현재까지 승인받은 비만치료제 중 비만환자의 체중을 가장 많이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약물이며, 심혈관계질환 및 신장질환 등에서도 적응증을 확대하기 위한 후기임상을 진행중이다.
릴리는 지난달 30일 젭바운드와 마운자로를 합한 GLP-1/GIP 이중작용제 ‘터제파타이드(tirzepatide)’의 3분기 매출이 101억달러를 달성하며 작년까지 연매출 1위였던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Keytruda)’를 훨씬 앞질렀다고 발표했다. 올해 연매출 1위 약물이 뒤바뀔 가능성이 유력해진 것이다.
릴리는 최근 미국 행정부와 젭바운드 및 마운자로에 대해 소비자직접판매(DTC) 웹사이트인 ‘TrumpRx’에서 기존 가격보다 최대 74% 더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업계는 해당 계약으로 인해 릴리의 매출에 타격을 주는 것이 아니라, 시장을 확대하며 새로운 환자들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업계는 또한 현재 체중감량 분야 및 당뇨병 환자중에서도 해당 GLP-1 계열 약물들의 시장 침투율이 아직 상당히 낮으므로, 단순히 환자 수가 증가하는 것만으로도 성장 기회가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릴리에 따르면 현재 850만명의 미국 환자가 비만 치료제를 투여하고 있다고 추정하며, 메디케어 계약으로 4천만명의 잠재적 환자가 추가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릴리는 올해 안에 경구용 GLP-1 약물인 ‘올포글리프론(orforglipron)’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신청할 예정이다. 회사는 올포글리프론이 승인받을 시 최대매출을 100억~150억달러로 예상하고 있으며, 젭바운드와 마운자로를 합한 3가지 에셋의 총 연매출이 향후 1000억달러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