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박희원 기자

▲김성종 씨어스 부사장 발표모습(출처=씨어스 테크놀로지)
씨어스테크놀로지(Seers Technology)의 최고사업책임자(CBO)인 김성종 부사장은 “국내를 비롯해 해외에서 의료시설과 의료진이 부족한 지역의 환자들이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씨어스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통해 의료격차를 줄이고, 환자 중심의 원격의료 환경을 확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씨어스의 대표제품은 웨어러블 심전도 솔루션 ‘모비케어(mobiCARE™)’와 환자 모니터링 플랫폼 ‘씽크(thynC™)’이다. 모비케어는 실시간 심전도 측정과 AI 분석을 통해 환자의 이상징후를 조기 탐지하고, 씽크는 이를 병원 시스템과 연동해 환자 상태를 통합적으로 예측 및 관리할 수 있다. 씨어스는 자사의 AI 기반 웨어러블과 모니터링 솔루션 기술이 향후 원격의료의 핵심 인프라가 될 잠재력이 있다고 전망한다.
김 부사장은 지난달 24일 서울대 의대 우봉홀에서 열린 아시아원격의료학회(Asian Telemedicine Society Conference, ATS 2025)에서 글로벌 의료격차 해소를 위한 씨어스의 비전에 대해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ATS 2025는 이번에 공식출범한 한국원격의료학회 주관 추계학술대회로, 아시아 각국의 전문가들과 원격진료에 대한 미래전략, 임상적용, 협력 등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 일본, 베트남, 아랍에미리트,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10여개국이 참여했으며 강대희 서울대 의대 교수, 마사오미 난가쿠(Masaomi Nangaku) 도쿄대 의대 학장, 응우옌 란 히에우(Nguyễn Lan Hiếu) 하노이 의대병원 병원장 등 아시아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번 ATS 2025 개최는 씨어스에게 의미가 크다. 씨어스는 원격진료 솔루션 개발을 위해 지난 2009년 이영신 대표가 설립한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지난해 6월 코스닥에 상장했으며 최근 시가총액 1조원을 달성하며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영신 대표는 ATS 2025 출범을 주관한 한국원격의료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씨어스는 메인스폰서로 ATS 2025에 참여했다. 김성종 부사장은 이번 학회에서 ‘글로벌 원격 모니터링 생태계 구축전략’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 부사장은 “이번에 출범한 ATS는 한국을 넘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원격의료를 주제로 논의하는 첫 행사”라며 “뜻깊은 행사에 동참하고 글로벌 의료격차 해소를 위한 회사의 비전에 대해 널리 알리고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씨어스는 이번 ATS 2025에서 의료격차 해소방안으로 자사의 AI 기반 솔루션 및 모니터링 플랫폼을 통한 원격진료를 제시했다.
김 부사장은 바이오스펙테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국내에서는 아직 제한적이지만, 해외의 경우 대다수 원격진료가 가능하다. 글로벌 의료격차의 예로 미국은 도심 위주로는 많은 의료시설이 있지만 외곽 지역의 경우 병원 접근성이 매우 떨어진다. 2차 의료기관 등에 방문하기 위해서는 100~200km가 넘게 운전을 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의료격차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이어 “인도네시아의 경우 많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부족한 의료인프라를 가진 지역에서 더 나은 인프라를 가진 다른 지역으로 이동이 힘든 상황에 놓여있다. 이처럼 해외의 대부분 국가는 의료격차를 겪고 있으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원격진료 솔루션에 대한 니즈가 분명하게 존재한다”며 "이러한 상황에 처한 전세계 환자들에게 원활한 원격진료를 돕는 씨어스의 기술은 의료격차 해소에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씨어스의 대표 제품 중 하나인 모비케어는 웨어러블 연속 심전도 기기로, 올해 2분기 매출 22억원을 기록한 제품이다. 지난 7월 씨어스는 모비케어 데이터를 이용해 배란일을 예측할 수 있는 AI 모델을 개발해 국제의용생체공학 컨퍼런스(IEEE EMBC 2025)에 발표하는 등 제품의 활용범위를 높이기 위한 후속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또다른 대표 제품인 씽크는 환자의 심전도, 산소포화도, 맥박, 체온 등 생체신호를 자동으로 기록하고 분석할 수 있어 의료진의 환자모니터링을 돕는 시스템이다. 씨어스는 지난해 대웅제약(DAEWOONG)과 씽크 국내판매 계약을 체결했으며 현재까지 107개 병원, 1만1200개 병상에 씽크를 공급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씨어스는 씽크의 적용범위를 병원 외 환경과 글로벌로 확장하기 위한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씨어스는 지난 4월 한림대성심병원과의 업무협약(MOU)을 통해, 중증환자 전담 구급차(Mobile ICU)에 씽크를 접목해 검증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구급차에 적용된 씽크는 중증환자 이송 중 실시간 생체신호 모니터링 및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 구급차와 병원의 신속한 협진을 도울 수 있다.
또한 씨어스는 글로벌 진출을 위해 지난 7월 몽골 국립심혈관센터 소장 멍거 박사(Dr. Mungun)와 협력해 몽골 제3국립병원 내 심장내과센터에 씽크를 설치하는 등 글로벌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씨어스가 목표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재택환자 모니터링이다. 많은 해외 국가들이 진료행위에 따른 병원비 책정 방식인 '행위별 수가제'가 아닌 질병에 따라 병원비가 정해져 있는 '포괄수가제'를 채택하고 있다. 이에 퇴원환자에 대한 재택 모니터링이 병원운영의 효율성 향상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병원은 입원의 필요성이 낮은 환자를 조기에 퇴원시켜 재택환자 모니터링을 할 경우, 더 많은 환자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환자도 병원에서 벗어나 일상생활에 더 빨리 복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진료과마다 필요한 생체신호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어떤 바이오센서를 어떤 방식으로 제공해 재택환자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할 지 계속 연구해왔고, 어느정도 프로토타입과 인프라에 있어 준비를 완료해 해외시장에 해당 시스템에 대한 실증을 하려는 준비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부사장은 "해외뿐 아니라 국내도 의료서비스는 주로 수도권 및 역세권 쪽에 집중돼있다. 지방으로 가게 되면 1차진료 후 2차 이상의 진료는 받기 힘들어, 결국 서울이나 도심으로 이동해 받아야 하는 상황이 많다. 모든 사람들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원격진료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국내의 지역별 의료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도 씨어스는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