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일 기자

▲출처: 생성형AI
국내 제약산업의 R&D 재원의 대부분이 제약기업의 영업활동에 따른 자체 조달자금으로,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 시행시 제약사들의 R&D 투자가 위축되고 설비투자가 감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증가하고 있는 바이오기업과의 협업 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18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으로 국내 제약산업 R&D 재원의 93%는 제약기업이 자체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제약산업의 경우 전문의약품(제네릭)으로 수익을 내고, 이를 신약개발에 투자하는 구조로, 정부의 약가인하 대상인 제네릭 의약품이 국내 신약 R&D의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이번 정부의 약가 개편안은 일본, 프랑스 등 해외 사례를 다수 참조하고 있으나 정작 우리나라 제약산업의 상황은 이와는 다르다"며 "미국, 유럽 등은 신약개발 기업과 제네릭 전문 기업이 따로 분리되어 있어 상호간의 영향이 크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제약기업의 경우 제네릭은 신약 R&D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약가인하 대상 품목들을 상대적으로 많이 가지고 있는 대형 및 혁신형 제약기업들이 오히려 더 피해를 볼 가능성도 크다고 우려했다. 이는 인력감축, 공급망 약화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특히 필수의약품이나 퇴장방지의약품의 수급불안정 등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생태계를 살펴보면 시장은 제약사가 장악하고 있고, 기술개발은 바이오기업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유한양행 '렉라자'의 경우에도 원개발사는 바이오기업 오스코텍이며, 제약사의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바이오기업들이 신약개발 재원과 임상 개발전략 등을 지원받고 있다. 이같은 협업과 전략적 제휴는 최근들어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 시행시 바이오기업의 신약개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약가인하 정책이 제약기업의 성과와 행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정부의 일괄 약가인하 정책에 따라 약가인하에 영향을 받지 않는 비급여 전문의약품 생산비중이 오히려 높아졌으며, 자체 생산 제품이 최소 11%에서 최대 106% 감소했다. 자체 제품 대신 수입 의약품을 판매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소비자의 약품비용 부담은 오히려 13.8%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산 전문의약품에 대한 대대적이고 일괄적인 약가인하 보다는 기존 시장을 붕괴시키지 않으면서 신약개발을 지속할 수 있는 대안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인하의 폭과 시점에 대한 검토에 나선다면 제약사들도 이같은 범퍼 속에서 신약개발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거나 혹은 M&A를 통해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