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이주연 기자

지난해 상반기에는 관세, 의약품 가격인하 압박, 국제정세 불안정성 등을 이유로 M&A가 사실상 멈춰있었고, 하반기부터 불확실성이 어느정도 해소되면서 다시금 빅파마의 인수딜 움직임이 회복되고 있다. 2026년 새해 첫 시작을 알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JPM 2026)에서 예상밖으로 사실상 딜이 거의 부재했지만, 여전히 업계에서는 올해 빅파마의 M&A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 움직임의 가장 근본적인 동력은 특허만료이다. 약물에 필연적으로 다가오는 특허만료의 절벽 앞에서, 오는 2030년까지는 특히 그 높이가 더 가파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허절벽(patent cliff)이란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 보호가 만료되면서 수익이나 이익이 급격히 감소하는 현상을 말한다. 특허가 만료되면 경쟁사가 제네릭 및 바이오시밀러 등 경쟁 제품을 출시할 수 있게 돼 오리지널 의약품을 만든 제약사에 상당한 매출 손실과 전략적 어려움 등 상당한 타격을 입힌다.
특히 오는 2030년까지 특허가 만료되는 의약품 중에서는 지난 2024년 연매출 326억달러를 기록한 '키트루다'를 비롯해 '다잘렉스', '엘리퀴스', '옵디보' 등 블록버스터 약물들의 독점권 상실이 다가오고 있으며, 이에 따라 머크, BMS, 화이자 등 빅파마들이 큰 포트폴리오 위기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파마(Evaluate Pharma)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부터 오는 2030년까지 특허만료가 예정된 약물의 총 연매출 규모는 3140억달러에 이르며, 이는 5년동안 만료되는 약물의 연매출 합계 중 역대 최대 규모이다.
앞서 제약바이오 업계에 이같은 규모의 특허만료로 인한 위기가 닥친 것은 2010년대 초반 이후로 처음이다.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특허만료 의약품의 매출규모는 약 2300억달러 수준에 달했다. 당시 '플라빅스(Plavix)' 등 심혈관질환 치료제, ‘리피토(Lipitor)’ 등 스타틴 계열 약물, ‘렉사프로(Lexapro)’, ‘심발타(Cymbalta)’ 등 항우울제, ‘쎄로켈(Seroquel)’, ‘아빌리파이(Abilify)’, ‘자이프렉사(Zyprexa)’ 등 항정신병제(antipsychotics), 그리고 ‘리리카(Lyrica)’등 진통제의 특허가 만료됐다. 그 중에서도 플라빅스의 특허가 만료되던 2012년, 특허만료에 따라 타격을 입은 약물 매출은 700억달러 규모에 육박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