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유한양행(Yuhan)은 고셔병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GCS 저해제 ‘YH35995’가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고셔병 적응증에 대해 19일(현지시간) 희귀의약품 지정(ODD)을 받았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은 앞서 지난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YH35993의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바 있다. 유한양행은 이번 EMA ODD 지정을 기반으로 YH35995의 글로벌 임상, 허가 전략을 구체화하고, 환자 접근성 제고를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고셔병은 GBA1 유전자 변이로 리소좀 효소의 기능이 저하되면서 당지질의 일종인 글루코실세라마이드(glucosylceramide, GL-1)가 여러 장기에 쌓이는 유전성 리소좀 축적질환(lysosomal storage disease, LSD)이다. 간 및 비장 비대, 빈혈, 혈소판 감소, 골격계 이상 등 전신에 걸쳐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이 가운데 신경증상을 동반하는 제3형 고셔병은 해당 증상을 표적으로 한 치료제가 아직 없어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8년 GC녹십자와의 공동연구로 YH35995을 확보해, 현재 단독으로 임상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경구용 저분자 글루코실세라마이드 합성효소(GCS) 억제제다. GL-1 생성을 줄이는 기질감소치료(substrate reduction therapy, SRT) 계열 치료제다. 가장 큰 차별성은 우수한 혈액뇌장벽(BBB) 투과력으로, 전임상 연구에서 혈장과 뇌 내 GL-1을 유의미하게 낮추는 효과가 확인됐다. 이를 통해 기존 치료제가 도달하기 어려웠던 중추신경계까지 약효를 전달할 수 있어, 신경증상 동반 제3형 고셔병 환자의 새로운 치료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한양행은 건강한 성인 피험자를 대상으로 ‘first-in-human’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이탈리아 트리에스테에서 고셔병국제워킹그룹(IWGGD 2026)에서 단회투여(SAD) 구두발표를 통해 임상 결과를 첫 공개했다. 현재 반복투여(MAD)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김열홍 유한양행 R&D총괄 사장은 “앞서 FDA ODD 지정과 국제 학회에서의 임상 데이터 공개에 이어 이번 EMA ODD 지정까지, 제3형 고셔병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옵션 개발의 필요성과 YH35995의 잠재력을 미국과 유럽에서 연이어 확인한 의미있는 성과”라며 “글로벌 규제기관과의 협의를 바탕으로 임상개발 속도를 높여 희귀질환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치료 대안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MA 희귀의약품 지정은 환자 수가 적고 치료옵션이 제한적인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제도다. 지정 품목은 개발 단계에서의 과학적 자문, 규제절차 관련 수수료 감면, 시판허가 승인 시점부터 10년간 시장독점권 등 다양한 개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유럽은 미국(최대 7년)보다 긴 10년의 시장독점권을 보장하며, 지정 시 EU 회원국 전역을 포괄하는 중앙집중심사 절차를 통해 단일 허가를 추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