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창간설문]韓바이오, 2026 올해의 인물 '서정진·이상훈'](https://img.etoday.co.kr/pto_db/2026/06/20260614174548_2345777_1198_494.png)
▲서정진 셀트리온(Celltrion) 회장,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ABL Bio) 대표, 김용주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LigaChem Biosciences) 회장
한동안 부동으로만 여겨졌던 ‘올해의 인물(Person of the year)’이 또다시 바뀌었다. CEO 59인이 뽑은 올해의 인물에 서정진 셀트리온(Celltrion) 회장과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ABL Bio) 대표가 공동 1위를 차지했다. 각각 13표(22%)를 받아 공동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미 변화의 움직임은 있었다. 지난해 처음으로 2019년부터 줄곧 1위를 지켜오던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단독에서, 김용주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LigaChem Biosciences) 회장이 21표(26.3%)로 서정진 회장과 공동 1위로 오르면서 변화가 생겼었다. 이상훈 대표는 지난해 10표(12.5%) 2위로 영향력을 확대한 바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바이오텍이 잇따라 라이선스딜 성과를 내면서, 바이오텍에 상징적인 인물들의 영향력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됐었다.
올해는 제약·바이오 산업이 이전과는 또다른, 중요한 기점에 서 있다. 2가지 질문으로 응축된다. 첫 번째는 글로벌 라이선스아웃(L/O)을 넘어서는 모델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다. 이제는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심심치 않게 글로벌 딜 소식이 이어지면서, 국내 업계도 빅딜이 충분히 성사될 수 있고, 그러면 ‘실질적으로 의미있는 매출을 내는 신약개발로 이어질 수 있겠는가’라는 전보다 성숙한 고민으로 확장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국내에서도 ‘엔허투’, ‘아일리아’와 같은 신약이 나올 수 있을까라는 질문일 것이다. 그런면에서 서정진 회장과 이상훈 대표는 강한 실행력을 가진 인물로, 각각 대기업과 바이오텍 모델에서 기존 성과를 바탕으로 그다음 방향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설문으로 해석된다.
두 번째는 차세대 리더십(롤모델)에 대한 갈증이자, 그 자리를 누가 차지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다. 그동안 에이비엘바이오와 함께 국내 바이오텍 삼총사로 꼽혔던 리가켐바이오, 알테오젠의 경우 창업자가 CEO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리더십에 큰 변화가 생겼다. 2025년 21표(26.3%)로 공동 1위를 차지했던 김용주 리가켐 회장은 올해 10표(16.9%)를 받으며 2위를 차지했다. 박순재 알테오젠(Alteogen) 회장도 지난해 6표(7.5%)에서 올해 2표(3.3%)로 비중이 줄었고, 순위는 3위로 변동이 없었다. 이승주 오름테라퓨틱(Orum Therapeutics) 대표도 지난해 이어 올해에도 2표를 받았다.
실제 혼란스러운 결과도 도출됐는데, 이번 결과에서 ‘마땅한 인물이 없음’이라는 답이 13.5%(8표)로, 2024년 8.2%(6표)에서 2025년 10%(8표)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1표를 받은 인물이 5명(6.2%)이었으나, 올해는 11명(18.6%)으로 유례없이 많은 인물로 표가 분산됐다.
1표를 받은 인물에서 눈여겨볼 점으로 삼성(Samsung)과 관련된 인물의 이름이 절반 정도를 차지했고, 삼성이 본격적인 신약개발을 시작하며 앞으로 바이오 업계에서 펼칠 리더십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반영한 결과이기도 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고한승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 이전 삼성바이로직스 대표이자 올해 초부터 HLB그룹 바이오부문 총괄로 합류한 김태한 회장이 등장했다. 제약사에서는 임주현 한미약품(Hanmi Pharmaceutical) 부회장의 이름도 1표를 얻으며 등장했다.
바이오스펙테이터(BioSpectator)는 15일 창간 10주년을 맞이해 제약·바이오기업 CEO 59명을 대상으로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과 인물’과 그 이유에 대해 물었다. 제약·바이오 시장은 정보의 비대칭이 큰 산업으로, 단순히 주가흐름을 반영하거나 인기투표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실제 산업을 움직이고 있는 리더들에게 의견과 이유를 함께 물었다.
바이오텍은 46곳 가운데 85%가 CEO가 답했고 나머지는 공동창업자(co-founder), 연구소장(CTO/CSO), CFO가 답했다. 대형 제약사의 경우 신약개발 중심의 설문를 위해 연구소장, R&D 총괄(R&D head)이 설문에 참여했다.
韓 바이오파마 CEO 59인이 뽑은 ‘영향력 있는 인물’
서정진 회장은 2026년 13표(22%)를 받으며 지난 2019년부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공동 1위로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가 올랐다. 2위로 김용주 회장이 10표(16.9%), 공동 3위로 박순재 알테오젠 회장과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가 2표(3.35%)로 집계됐다.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 의견이 8표(13.5%), 그 외 11명이 1표를 받았다.
전체 질문으로 ‘해당 인물이 영향력이 있다고 본 가장 결정적인 이유’를 물었고, ‘비전 및 성과’가 52.5%(31표)를 차지해 지난해 이어 올해도 가장 중요한 이유로 꼽혔다.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어려운 펀딩 환경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결과적으로 딜 성과를 내고, 그 다음을 제시할 수 있는 리더가 영향력이 있다고 봤다. 다음으로 ‘비즈니스 역량’이 15.2%(9표), ‘CEO의 이력’ 6.7%(4표), ‘사이언스 역량’이 5%(3표)로 가장 낮았다. 나머지는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 8표와 그 외 의견은 4건으로 ‘바이오텍 생테계의 교류 촉진’ 등의 답이 있었다.
![[창간설문]韓바이오, 2026 올해의 인물 '서정진·이상훈'](https://img.etoday.co.kr/pto_db/2026/06/20260614231236_2345813_992_437.png)
현시점에서 각 인물들이 어떤 메시지를 보여주고 있을까? 먼저 현시점의 제약·바이오 업계를 짚어보면, 코로나 버블이 터진 이후 지난 4~5년간 바이오텍에 대한 투자는 침체가 지속되고 있고, 신생 혹은 초기 바이오텍 입장에서는 더 악화되고 있는 분위기이다. 이런 상황속에서 R&D에 집중해 글로벌 L/O 성과를 낸 회사를 중심으로 벤처캐피탈(VC) 등의 자금이 몰리고 있다.
고무적인 것은 국내 회사들이 빅파마를 넘어, 상업화나 펀딩 역량을 가진 다양한 규모의 회사와 딜을 체결하고, 미국 자본이 들어간 뉴코(Newco)에 에셋을 넘기는 등 다각화된 형태의 딜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지난 3~4년간 글로벌에서 중국 바이오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자연스럽게 빅파마와 연속적인 딜을 체결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도 딜 소싱 지역으로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가까이 이번달만 해도 한미약품이 일라이릴리(Eli Lilly)에 임상2상 단계인 GLP-2 에셋, 오스코텍(Oscotec)은 아지오스 파마슈티컬(Agios Pharmaceuticals)에 임상2상을 완료한 SYK 저해제를 라이선스아웃했다. 지난 4월에는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가 파인트리 테라퓨틱스(Pinetree Therapeutics)의 pan-EGFR 분해약물(degrader)에 대한 옵션을 행사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금 대기업과 제약사에게 중요한 과제는 어떻게 기술력을 갖춘 국내 바이오텍과의 건설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것인가이며, 국내 바이오텍은 어떻게 지속가능한 글로벌 바이오텍이 될 것인가로 보인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개척한 인물로, 국내에서 여전히 강한 임팩트를 가진 인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서 회장이 영향력이 있다고 판단하는 이유에 대해 ‘비전 및 성과’가 7표, ‘비즈니스 역량’이 4표, ‘CEO의 이력’ 1표 등이었다. 이전에도 2가지가 주된 이유로 꼽혔다. 서 회장은 지난 2023년 경영일선에 2년만에 다시 복귀하며 신약으로의 확장을 추진하고 있고, 지난 3년 동안 항체-약물접합체(ADC) 후보물질의 임상개발 진입, 국내 바이오텍과 라이선스인(L/I) 딜,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스타트업 육성 등에 힘쓰고 있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투자로 ADC 이중 페이로드(dual payload) 연구개발, 일본 스코히아파마(Scohia Pharma)와 GLP-1 등 4중타깃 차세대 비만 약 개발 등을 진행하고 있다.
서 회장 리더십 하에 셀트리온이 신약개발을 나섰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어 보이며, 이제는 글로벌 수준에서 정말 차별화된 에셋을 개발하는가라는 질문으로 넘어가고 있다. 셀트리온은 올해 4월 기준으로 토포이소머라아제(TOP1) 페이로드를 적용한 각각 cMET, 넥틴-4(nectin-4), 조직인자(TF) ADC 3종에 대한 첫 환자 투약을 시작해 내년부터 초기 임상 결과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기대된다.
공동 1위를 차지한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지난 2022년부터 3위 안에 올라,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번에 13표(22%)를 받아 처음으로 1위 자리에 올랐다. 이 대표가 영향력이 있다고 보는 이유로 ‘비전 및 성과’가 12표, ‘CEO의 이력’이 1표로 집계됐다. 2년전만 하더라도 ‘성과 및 비전’, ‘사이언스 역량’이라고 보는 견해가 반반으로 갈렸지만, 지난해 기존 사노피에 이어 추가적으로 GSK, 릴리와 혈뇌장벽(BBB) 플랫폼에 대한 딜을 잇따라 체결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딜 성과 뿐만은 아니다. 에이비엘바이오가 국내 바이오텍과 특히 구별되는 점 가운데 하나는 ‘약속을 지키는 회사’이고, ‘개발에 투자하는 회사’라는 점이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반영된 부분으로 신약개발의 리스크를 감당하고, 실행하는 인물로 보여지는 부분이다. 그런 측면에서 젊은 세대 또는 외국 출신 바이오텍 CEO의 롤모델로 언급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회사로 지난 2016년 설립돼 이를 기반으로 계속해서 개발영역 및 사업모델을 확장해가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올해 처음으로 공동개발 파트너사인 노바브릿지 바이오사이언스(NovaBridge Biosciences, 이전 I-Mab)과 클라우딘18.2(CLDN18.2) 이중항체 ‘지바스토믹(givastomig, ABL111)’의 가속승인 가능성에 기반해, 오는 4분기 임상3상을 추진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2024년 이중항체 ADC로 확장하기 위해 시장에서 1400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한 이후, 향후 M&A를 타깃해 미국 자회사인 네옥바이오(NEOK Bio)를 통해 지난달 이중항체 ADC 에셋 2개의 임상1상을 시작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현재 차세대 ADC 영역으로, 이중 페이로드(dual payload)로 확장하기 위해 국내 바이오텍과 활발한 파트너십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밖에 siRNA 전달, 이중 BBB 셔틀 등 차세대 BBB 셔틀 기술에도 개발하고 있다.
3위로 오른 김용주 회장은 사이언스에 대한 열정으로, 그가 영향력이 있다고 보는 이유로 ‘비전 및 성과’가 8표, ‘사이언스 역량’이 2표가 나왔다. 김 회장은 지난 2006년 리가켐바이오를 공동창업한 이후 글로벌 ADC 바이오텍으로 성장시킨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올해 4월 CEO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공동창업자이자 CFO인 박세진 사장이 대표로 내정됐다.
리더십 변화에도 리가켐바이오는 그동안 최대주주인 오리온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바이오텍과 활발한 라이선스인(L/I), 파트너십 딜 등을 체결해왔고, 최근에는 바이오텍 투자를 진행하면서 계속해서 바이오업계 맏형님으로서의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4위에 공동으로 오른 박순재 회장은 지난해말 갑작스럽게 CEO에서 사임하면서, 전태연 부사장에게 대표 자리를 넘기고 사내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전태연 부사장은 사내이사이자, 사업개발 및 IR 부문을 총괄해 왔다. 박 의장은 대표에서 물러났음에도 미국 머크(MSD)가 알테오젠의 히알루로니다제(hyaluronidase) 기반 피하투여(SC) 제형변경 플랫폼을 통해 개발한 PD-1 ‘키트루다SC’ 제형이 미국 등 글로벌 지역에서 시판되면서 매출을 내고, 후속 딜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사업역량을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 대표 체제로 리더십이 바뀐 이후에도 알테오젠은 추가적으로 GSK, 바이오젠 등과도 딜을 체결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향후 주시할 부분으로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하더라도 박 의장은 알테오젠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강하기 위해 임상2상 에셋 인수를 추진했었는데, 새로운 리더십 하에 SC 플랫폼에 대한 파트너십과 IP(지식재산권)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갈지 또는 신약 바이오텍으로서 색깔을 바꿔갈지에 대해서는 궁금증으로 남는다.
이번 설문에서 2표를 받은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는 당초 창업 당시 기술에서 생소했던 분해약물-항체접합체(DAC) 바이오텍으로 회사를 빠르게 피봇(pivot)하면서, 글로벌에서도 DAC 임상개발에 선도적으로 진입해 BMS에 에셋을 매각하고, 버텍스파마슈티컬(Vertex Pharmaceuticals)과 플랫폼 딜을 성사시켰다.
이 대표는 리드 DAC 프로그램의 임상개발을 중단해 후속 에셋으로 전략적 우선순위를 조정하면서 결단력을 보여줬고, 올해 하반기 신규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제로 개발하는 GSPT1 페이로드(payload)를 적용한 CD123 DAC ‘ORM-1153’의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할 예정이다. 오름테라퓨틱은 계속해서 차세대 DAC 기술을 구축하고 있다.
<바이오스펙테이터 창간 10주년 설문 참여 기업 59社>
FNCT바이오텍, GC녹십자, HLB, JW중외제약, LG화학, SK바이오팜, 넥스아이, 동아ST, 듀셀바이오테라퓨틱스, 루닛, 리가켐바이오, 머스트바이오, 부스트이뮨, 브리즈바이오, 사이러스, 테라퓨틱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양바이오팜, 셀트리온, 스파크바이오파마, 씨어스, 아델, 아밀로이드솔루션, 아벨로스테라퓨틱스, 아이엔테라퓨틱스, 아이엠바이오로직스, 알지노믹스, 앱클론, 앱티스, 업테라, 에스티팜, 에이비엘바이오, 에임드바이오, 오름테라퓨틱, 온코닉테라퓨틱스, 와이바이오로직스, 유빅스테라퓨틱스, 유한양행, 이뮨앱스, 일리미스테라퓨틱스, 제넥신, 제노스코, 지놈앤컴퍼니, 지투지바이오, 진코어, 카나프테라퓨틱스, 큐로셀, 큐리언트, 큐어버스, 크로스포인트테라퓨틱스, 테라베스트, 트리오어, 티씨노바이오사이언스, 티움바이오, 퍼스트바이오테라퓨틱스, 페프로민바이오, 포트레이, 프로티움사이언스, 핀테라퓨틱스, 한미약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