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일 기자

에스티팜(ST Pharm)이 이달 중순 미국 소재 바이오텍과 913억원 규모의 올리고 핵산 치료제 수주계약을 체결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잇따라 수주를 따내고 있는 에스티팜의 CDMO(위탁개발생산) 경쟁력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지난 3월에도 유럽 소재 회사와 9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따낸 바 있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RNA 치료제들은 후기 임상에만 수십개 약물이 뛰어드는 등 개발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미 상업화에 성공한 제품들도 적응증 확장을 위해 추가 임상을 거듭하고 있다. 시장규모가 커질수록 신약 개발사들은 ‘누가 이 약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가’로 눈길을 돌리게 된다.
특히 올리고 뉴클레오타이드는 일반적인 저분자 의약품과 달리 합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순물과 품질 특성이 제조공정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임상 단계에서부터 상업화 이후까지 동일한 품질을 반복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제조역량이 중요한 분야로 알려져 있다.
우선 에스티팜이 CDMO로서 가진 큰 강점은 풍부한 상업화 경험이라고 회사측은 강조한다. CDMO 경쟁력은 설비규모가 아니라 ‘같은 품질을, 크게, 반복해서 만들어낼 수 있는가’에 달려 있으며, 공정개발부터 합성, 정제, 불순물 관리 등 모든 과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과거 RNA 치료제들이 희귀질환에 머물렀으나 이제는 고지혈증이나 심혈관질환 등 대규모 환자군을 대상으로 하는 치료제로 영역이 확대되면서 품질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생산규모도 중요한 요소중 하나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현재 널리 사용되는 고체상 올리고 합성법은 원하는 서열을 한 번에 한 염기씩 연결하는 방식"이라며 "하지만 합성 길이가 길어지고 생산량이 증가할수록 수율과 정제, 설비효율 측면에서 부담이 커질 수 있고, 특히 만성질환 치료제가 확대되면서 수백 Kg 단위를 넘어 톤 단위의 생산이 필요한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액상 기반 합성, 숏머(shortmer) 생산, 라이게이션(ligation) 등 차세대 생산기술에 관심이 커지고 있는 추세다. 짧은 올리고 조각을 먼저 생산한 뒤 이를 연결해 긴 올리고를 만드는 방식으로, 대량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로 연구되고 있다. 에스티팜 역시 기존 올리고 합성 역량에 더해 차세대 생산기술 확보를 추진하며 대량생산에 대응하고 있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올리고 상업화 경험을 기반으로 생산규모를 확대하고, 차세대 핵산 생산·전달 기술까지 영역을 넓히는 것이 향후 글로벌 RNA 치료제 시장에서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에스티팜도 지속적인 투자와 관리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