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박희원 기자

셀트리온(Celltrion)이 미국 생산시설을 일라이릴리부터 인수하는 즉시 시설증설에 70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총 1조4000억원을 투입한다. 이와함께 송도, 오창, 예산 등 국내에서도 4조원 규모의 생산시설 투자에 나선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19일 온라인 간담회를 개최하고 회사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구체적 청사진을 제시했다. 서 회장은 ▲일라이 릴리 미국 공장 증설 및 향후 활용 계획 ▲국내 신규 생산시설 투자 계획 ▲2038년까지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 41종 확보 ▲비만 치료제, 라이선스-인 등 신약개발 역량 강화 등 회사의 차세대 성장비전과 방향성을 설명했다.
먼저 셀트리온은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Branchburg) 소재 일라이 릴리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인수를 연내 마무리하고, 인수 즉시 캐파 확장에 나선다. 우선 1차 증설로 3년에 걸쳐 1만1000L 배양기 3기를 추가하고, 이후 2차로 1만1000L 배양기 3기를 추가해 합계 6만6000L 증설을 총 5년에 걸쳐 진행할 계획이다. 약 7000억원이 투입될 공장 인수 및 운영비용과는 별도로 총 7000억원의 추가자금을 합해 총 1조4000억원을 투입한다.
셀트리온은 국내 신규 생산시설 추가 확보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송도 캠퍼스 내 건설중인 액상 완제의약품(DP) 공장에 더해 ▲신규 원료의약품(DS)공장(인천 송도) ▲신규 완제의약품(DP) 공장(충남 예산) ▲신규 PFS(Pre-Filled Syringes, 사전 충전형 주사기) 생산공장(충북 오창)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들 국내 생산시설 증설에만 약 4조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서 회장은 “연내에 릴리로부터의 공장 인수가 마무리된다. 의약품에 대한 관세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했다”며 “미국과 한국을 양축으로 글로벌 생산능력을 늘릴 예정이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주력 성장동력인 바이오시밀러 확대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허가를 확보한 11개 제품을 포함해 2038년까지 총 41개의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목표로 하고있다. 오는 2030년까지 7개의 신규 바이오시밀러를 추가 출시해 총 18개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상업화할 계획이다. 목표 제품은 ▲키트루다(흑색종) ▲코센틱스(건선) ▲오크레부스(다발성경화증) ▲다잘렉스(다발성골수종) 등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현재 개발중이다.
셀트리온은 신약개발 분야에도 속도를 낸다. 먼저 항체-약물접합체(ADC) 및 다중항체 신약의 경우, 2025년 임상단계에 돌입하는 4종을 포함한 총 10종 이상의 파이프라인에서 출발해 2027년에는 임상단계 10종 이상을 포함한 20종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갖출 계획이다.
셀트리온 신약 파이프라인에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후보물질 5종도 포함돼 있다. 이들 후보물질은 FcRn(태아 Fc 수용체) 타깃 단백질 물질을 비롯해 삼중항체 플랫폼, ADC 플랫폼, 공간전사체 플랫폼 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현재 4중 작용제로 개발중인 경구용 비만 치료제 'CT-G32'의 개발속도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서 회장은 비만 치료제에 대해 “기존 GLP-1의 문제는 주사제형과 근손실이다. 근손실을 낮추면서 체중감소율을 25%까지 높이는 경구용 약물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며 "현재 질환모델 실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 전임상을 시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올해 4분기를 기점으로 직전 3분기 대비 큰 폭으로 실적이 향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은 3분기 대비 최소 30% 이상 증가하고 매출원가율, 영업이익률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합병에 따른 일시적 비용부담 요인이 지난 3분기를 기점으로 종료됐고, 기존 주력 제품들의 글로벌 판매가 안정적인 가운데, 새롭게 출시된 신규 제품들의 성장세가 더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는 회사측의 설명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올 4분기를 기점으로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실적성장이 매분기 마다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실적 성장을 기반 삼아 셀트리온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신사업들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임직원 모두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