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큐리언트(Qurient)가 현재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의 가장 큰 한계점인 페이로드(payload) 저항성을 극복하기 위한 2가지 전략을 공개했다.
큐리언트는 10월 22일부터 26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는 AACR-NCI-EORTC 2025에 참가해 차세대 ADC 페이로드 플랫폼 2건을 포스터를 통해 발표했다고 24일 밝혔다.
먼저 큐리언트는 토포이소머라아제1(TOP1) 저해제 페이로드의 약물 저항성을 극복하기 위한 이중페이로드(dual payload) 전략을 발표했다. HER2 ADC 블록버스터 ‘엔허투(Enhertu, T-DXd)’를 시작으로 현재 개발되고 있는 ADC 약물은 TOP1 기반 ADC에 집중돼 있으며, 이에 따라 향후 임상에서 TOP1 페이로드로 인해 매개되는 약물 내성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큐리언트는 임상에서 엔허투를 포함한 TOP1 페이로드 ADC 약물에 대한 반응성이 DNA 손상복구(DNA damage repair) 활성화와 관련돼 있다는 것에 기반해, CDK7 저해제와 TOP1 저해제 2개를 탑재한 이중 페이로드 ADC를 디자인했다.
이에 앞서 큐리언트는 지난달 론자(Lonza) 자회사 시나픽스(Synaffix)와 시나픽스의 기술을 이용해 CDK7 저해제와 TOP1 엑사테칸(exatecan) 이중페이로드 ADC를 개발하기 위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CDK7은 전사(transcriptional control)와 세포주기 진행(cell-cycle progression)을 조절하는 핵심인자로, 이를 저해하면 종양세포에서 TOP1 페이로드로 매개되는 손상 복구를 저해할 수 있다.
이번 AACR-NCI-EORTC에서 큐리언트는 HER2 항체에 이중페이로드를 적용한 ‘QP101’의 전임상 효능과 안전성 데이터를 공개했다. 주요 데이터로 엔허투 내성 종양모델에서 QP101은 엔허투 대비 4분의1 낮은 TOP1 페이로드를 탑재하고, 더 높은 종양성장억제 효능을 보였다.
다음으로 큐리언트는 페이로드의 다양성을 넓히기 위한 전략으로 프로테아좀 저해제(proteasome inhibitor, PI)를 페이로드로 적용한 신규 ADC 플랫폼을 공개했다. 큐리언트 자회사 큐엘아이파이브테라퓨틱스(QLi5 Therapeutics)가 발표를 진행했고, 지난 2020년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LDC(Lead discovery center), 노벨상 수상자인 로버트 후버 박사와 공동 설립한 회사이다.
QLi5는 설립 이후 프로테아좀 저해제에 포스커한 신약개발을 진행해왔고, 프로테아좀은 혈액암과 고형암, 자가면역질환 등에서 검증된 치료 타깃이다. 현재 ADC 약물개발이 TOP1 페이로드에 치우쳐져 있는 가운데, 신규 페이로드 계열 약물을 적용하기 위한 시도다.
큐리언트는 올해 AACR-NCI-EORTC에서 프로테아좀 저해제를 여러 시판 항체에 적용해, ADC 페이로드로서 고형암과 혈액암에 걸쳐 효능을 나타낼 가능성을 발표했다. 또한 프로테아좀 저해제 기반 ADC가 엔허투 저항성 모델에서 효능을 나타내는 데이터도 확인했다.
남기연 큐리언트 대표는 “이번 발표는 큐리언트가 전세계 ADC 개발 경쟁에서 한 축을 이끌어가겠다는 출사표”라며 “큐리언트 이중페이로드 ADC 플랫폼은 현세대 ADC가 가지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여 더 많은 암 환자들이 신규 ADC의 혜택을 볼 수 있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QLi5의 프로테아좀 저해제 ADC는 자가면역질환까지 적용범위를 확장할 수 있는 혁신 기술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회장은 “이번 큐리언트의 발표는 글로벌 ADC 시장이 직면한 내성 및 페이로드 한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QP101은 기존 치료제의 내성 문제를 극복하면서도 안전성을 높인 차세대 이중 페이로드 ADC로, 상업화 가능성이 높은 혁신 신약 후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