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이주연 기자
▲[설문결과]글로벌 수준에서 유망한 모달리티와 연구분야
국내 바이오제약 CEO 중에서 글로벌 수준에서 유망한 모달리티 및 향후 확장계획이 있는 모달리티로 항체-약물접합체(ADC)가 1위, 항체 및 다중항체가 2위를 차지하며, 항체기반 에셋이 전체 응답의 절반에 가까운 47%를 차지했다. ADC는 지난 2023년과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2위였던 세포유전자치료제(CGT)는 공동 4등으로 내려앉았다. 한때 기대를 모았지만 개발의 진척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으며, 승인된 경우에도 상업화의 어려움 등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향후 확장계획이 있는 모달리티에서도 ADC는 26.3%로 단연 1위를 고수했다. 표적단백질분해(TPD)는 18.8%로 그 뒤를 바짝 뒤쫓아 TPD에 대한 국내 바이오제약회사들의 인기를 실감케했다. 세포유전자치료제(CGT)가 3위를 차지했으며, 현재 글로벌에서 연구결과가 엇갈리고 있는 TPD와 CGT에 대한 관심은 그 와중에도 지속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타깃 적응증에서는 항암제가 53.8%로 과반수가 넘게 나타나며 3년내내 1위를 차지해 암에 대한 높은 미충족 수요를 반영했다. 이어 자가면역 및 염증질환이 2위, 알츠하이머병(AD)과 파킨슨병(PD) 등의 퇴행성뇌질환이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2위였던 대사질환은 공동4위로 밀렸다.
바이오스펙테이터(BioSpectator)가 15일 창간 9주년을 맞아 바이오·제약기업 CEO 7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 대형 제약사의 경우 주로 R&D 총괄(R&D head)이 설문에 참여했다. 결과는 중복응답 2표를 반영해 집계했다.
글로벌 수준에서 선호하는 모달리티를 구체적으로 보면 ADC가 27.2%(22표, 중복표 1표), 항체 및 다중항체 19.8%(16표), 저분자화합물 12.3%(10표, 중복표 1표), 표적단백질분해(TPD) 11.1%(9표), 세포유전자치료제(CGT) 11.1%(9표), RNA 4.9%(4표), 약물전달시스템(DDS, 엑소좀 등) 4.9%(4명) 순이었다.
기타 의견으로는 각각 1표씩 디지털치료제(DTX), 전임상 CRO, 방사성의약품(RPT), 마이크로바이옴, AI기반 단백질 개발 등이 있었다. 또한 ‘하나만 고를 수 없다’, ‘어떤 모달리티든 상관없이 성과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바이오제약 회사에서 현재 개발중인 에셋과 같은 모달리티를 유망하다고 선택하며 자사가 개발하고 있는 에셋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는 경향을 보였다.
특이점으로 항체 및 다중항체는 지난 2023년 설문에서 항체 모달리티가 5.6%을 차지한 것에 비해 14.2%p 더 상승했는데, 이는 서밋 테라퓨틱스(Summit Therapeutics)가 중국 아케소바이오파마(Akeso Biopharma)로부터 라이선스인(L/I)한 PD-1xVEGF 이중항체 ‘이보네스시맙(ivonescimab)’의 여파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케소는 지난해 9월 미국 머크(MSD)의 블록버스터 PD-1 항체 ‘키트루다(Keytruda)’보다 개선시켰다고 밝히며 임상3상 세부결과를 공개했었다. 해당 발표 이후부터 화이자(Pfizer)는 지난달 중국의 3S바이오(3SBio)로부터 PD-1xVEGF 이중항체 ‘SSGJ-707’의 중화권외 권리를 사들였고, BMS(Bristol Myers Squibb)도 이달초 바이오엔텍과 PD-L1xVEGF-A 이중항체 ‘BNT327’ 공동개발 딜을 맺는 등 여러 빅파마들도 이중항체 개발에 합류했다.
추가로, TCE(T cell engager) 등 기전을 이용한 이중항체 개발이 종양학 및 자가질환 적응증에서 높아지고 있는 상황도 이중항체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글로벌 수준’에서 유망하다고 생각하는 연구분야를 구체적으로 보면 암질환이 53.8%(42표)로 집계됐고, 2위부터는 자가면역 및 염증질환 17.9%(14표), 퇴행성뇌질환(AD, PD 등) 10.3%(8표), 희귀질환 7.6%(6표), 대사질환(비만, MASH 등) 7.6%(6표), 감염증(백신 등) 1.3%(1표) 순이었다. 미응답 1건, ‘하나만 고를 수 없다’는 의견 1건도 있었다.
앞선 이중항체 개발동향과 더불어 항암제 또는 면역항암제에 더해 자가면역 및 염증질환 분야에서도 이중항체가 부각되고 있는 추세를 반영했다. 사노피(Sanofi)와 리제네론 파마슈티컬(Regeneron Pharmaceuticals)의 염증질환 블록버스터 ‘듀피젠트(Dupixent)’를 넘어설 약물로, J&J(Johnson & Johnson)는 지난해 5월 프로테오로직스(Proteologix)를 인수하며 천식 타깃 IL-13xTSLP 이중항체 ‘PX-128’을 포함한 면역질환 에셋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하고, 그로부터 2주 뒤 누맙 테라퓨틱스(Numab Therapeutics)의 아토피피부염(AD) 타깃 IL-4RαxIL-31 이중항체 ‘NM26’도 인수했다. 사노피 또한 지난 4월 에아렌딜랩스(Earendil Labs)로부터 인공지능(AI) 기술로 발굴한 α4β7xTL1A 이중항체 ‘HXN-1002’, IL23xTL1A 이중항체 ‘HXN-1003’ 등 두가지 에셋을 인수한 바 있다.
▲[설문결과]향후 확장계획이 있는 모달리티는?
마지막으로 향후 확장계획이 있는 모달리티를 구체적으로 보면 미응답 2건, 중복응답 3건을 반영해 ADC가 26.3%(21표), TPD 18.8%(15표, 중복1표), CGT 17.5%(14표), 항체 및 다중항체 13.8%(11표, 중복2표), RNA 11.3%, 약물전달시스템(DDS) 2.5%(2표) 등이었다. 단백질 기반 의약품, RPT, 항체-분해약물접합체(DAC)는 각각 1.3%(1표)씩 있었다. DAC는 ADC와 TPD의 결합으로 따로 분류했다. 그외 업종상 해당되지 않거나 확장계획이 없다는 의견은 6.3%(5표)였다.
ADC는 지난 2023년부터 이미 글로벌 수준에서 유망한 모달리티로 1위를 계속 지켜온 바 있다.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와 다이이찌산쿄(Daiichi Sankyo)의 HER2 ADC ‘엔허투(Enhertu, T-Dxd)’가 성공한 이후부터 ADC의 개발 붐이 이어지는 추세다.
2위인 TPD의 경우 화이자와 아비나스(Arvinas)의 PROTAC ER ‘베프디제스트란트(vepdegestrant)’는 결국 ESR1변이(ESR1m) 한계를 넘지 못하고 HR+/HER2- 유방암 전체군에서는 효과를 보이지 못했으며, 반면에 카이메라 테라퓨틱스(Kymera Therapeutics)는 STAT6 분해약물(degrader) ‘KT-621’가 임상1상에서 STAT6를 완전히 분해한 결과를 확인하는 등 상반되는 소식을 알렸다.
CGT는 상업화 어려움에 더해 최근 사렙타 테라퓨틱스(Sarepta Therapeutics)의 뒤센근이영양증(DMD) 유전자치료제 ‘엘레비디스(Elevidy)’ 승인을 비판하던 비나이 프라사드(Vinay Prasad)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바이오의약품평가·연구센터(CBER) 소장으로 새로 부임하고, 최근 엘레비디스 투여에 따른 2번째 환자 사망건을 보고하는 등, 규제와 부작용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