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J&J(Johnson & Johnson)가 폐암 영역에서 유한양행(Yuhan)의 ‘렉라자(레이저티닙)’와 자체 이중항체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 병용전략으로 지난 2024년 1차치료제로 진입한 이후, 올해 연매출 10억달러 이상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현재 병용요법은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주요 마켓에서 처방되기 시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중반을 기점으로, 유한양행이 J&J로부터 받은 계약금과 마일스톤이 3억달러를 돌파했다. 유한양행은 올해 5월 유럽 상업화 시작에 따라 마일스톤 3000만달러를 수령했다. 이제 남은 잔여 마일스톤은 6억5000만달러로, 여전히 3분의2가 남아있다. 여기에 로열티는 글로벌 순매출액의 10% 이상으로 책정돼 매분기 마일스톤과 별개로 유입되고 있다. 앞서 유한양행은 지난 2018년 J&J에 렉라자는 계약금 5000만달러를 포함해 총 9억5000만달러 규모에 라이선스아웃했다.
J&J는 렉라자(미국 제품명 라즈클루즈)와 리브리반트를 합산해 매출을 공개해오고 있고, 그 추이로 2024년 3억2700만달러, 2005년 7억3400만달러로 2배 이상 늘었다. 이어 올해 1분기 2억5700만달러, 2분기 2억8900만달러, 지난달 공개한 3분기에는 전년동기 대비 62.3% 증가한 3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즉 3분기 누적매출액은 8억6600만달러이고, 연매출 1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J&J는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유지하고 있고, 올해 1월 JP모건 헬스케어컨퍼런스에서 호아킨 두아토(Joaquin Duato) J&J CEO는 시장에서 저평가된 제품에 대해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을 꼽으며, 최대 연매출 50억달러라는 목표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 컨센선스 대비 내부 전망치가 2배 이상 높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근거는 가장 먼저 전체생존기간(OS) 데이터로, 당시 두아토 대표는 “경쟁력 있는 OS 데이터를 기반으로 표준요법(SoC) 대비 환자의 5년 생존비율(OS rate)을 2배 가까이 늘릴 수 있는 에셋”이라고 했다.
두 병용요법의 글로벌 시판허가 근거가 된 MARIPOSA 임상3상에서 표준요법인 ‘타그리소’ 단독요법 대비 OS를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늘렸고, 현재 타그리소 대비 OS를 1년 이상 연장할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하고 있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치료 가이드라인에서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을 전문가 패널 85% 이상의 동의를 요하는 최선호 요법(Category 1)으로 등재했다.
J&J는 목표 매출에 달성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먼저 투여성을 개선한 제형에 대한 접근성 확대다. 올해 7월1일부터 리브리반트 피하투여(SC) 제형은 미국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센터(CMS)로부터 항암 주사제 전용 보험청구 코드인 ‘J-Code’를 정식 부여받았다. 리브리반트SC는 기존 정맥투여(IV) 제형 투여시 약 6시간이 걸리던 투약시간을 5분 내외로 단축시켰고, 현재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에서 승인받았다.
다음은 병용요법 투여시 우려되는 부작용 프로파일을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OS를 늘렸지만, 발진, 조갑주위염 등 심각한 피부독성이 발생하면서 처방을 고심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해 10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 2026)에서 조병철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리브리반트SC와 렉라자 병용요법의 피부 독성 예방법을 평가한 COCOON 임상2상의 신규 코호트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새롭게 발표된 내용으로 투여 순서를 조정하자, 독성 부작용이 개선됐다. 경구 테트라사이클린계 항생제, 세라마이드 기반 보습제, 글루콘산아연 경구 보충제로 구성된 피부 예방요법을 적용하면서, 두 약물을 처음부터 함께 투여한 표준투여 코호트(70명)와 렉라자를 먼저 투여한 뒤 리브리반트를 추가한 선행투여 코호트(34명)를 비교했다.
그 결과 치료 시작후 12주 이내 2등급 이상 피부 부작용 발생율은 표준투여 코호트에서 39%인 반면, 렉라자 선행 투여 코호트에서는 18%로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선행투여 코호트에서는 피부 독성으로 인해 리브리반트 투여를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중단한 케이스는 없었다. 임상의 평가 전체반응률(ORR)이 표준투여시 71%, 선행투여 그룹에서 70%로 동등한 수준으로 효능이 유지됐다. 투여시작 일정을 조정하고, 예방요법을 적용해 환자의 치료 지속성을 개선할 가능성을 확인했다.
현재 시판허가 현황으로 렉라자와 리브리반트는 지난 2024년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처음으로 받은 이후, 2024년말 유럽 허가를 시작으로, 2025년 3월 영국·일본·캐나다, 2025년 7월 중국에서 잇따라 승인됐다. 이어 지난해 5월 일본, 10월 중국에서 처방을 시작했다. 2026년 상반기에는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각국에서의 급여등재, 상업화가 시작됐다.
회사측이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중국이다. 중국은 매년 약 100만명의 신규 폐암 환자가 발생해 전세계 신규 환자(약 250만 명)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중국내 폐암 환자의 약 85%가 비소세포폐암(NSCLC)이며, 이 중 EGFR 변이 환자는 40%를 차지한다.
국내에서는? 앞서 EAP 통한, 첫 리얼월드 데이터(RWD) 도출
올해 9월 세계 폐암학회(WCLC 2026)에서 렉레자의 국내 첫 리얼월드 데이터(RWD)도 도출됐다.
유한양행은 2023년 6월 국내에서 락레자를 1차치료제로 허가확대 받은 직후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기까지 약 6개월간 전국 2·3차 의료기관을 통해 조기공급 프로그램(EAP)을 운영했다. 895명의 환자가 무상으로 렉라자를 공급받았고, 급여직전 약가 기준으로 환산한 지원 규모는 330억원에 달한다.
그리고 렉라자 1차치료제 단독요법을 투여받은 환자 120명을 분석한 첫 국내 리얼월드 데이터(RWD)가 도출되고 있으며, 지난 9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WCLC 2026에서 이기쁨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EAP를 통해 2023년 7월부터 12월까지 연세암병원에서 렉라자 1차 단독요법을 투여받은 환자 120명을 분석한 데이터를 발표했다.
해당 데이터에서 EGFR 엑손19 결손 환자가 59명(49%), 상대적으로 예후가 나쁜 L858R 변이 환자가 60명(50%)이었고, 진단 당시 뇌전이를 동반한 환자도 53명(44%)에 달했다.
분석 결과 추적기간 28.1개월 시점에서 실제진료 무진행생존기간(rwPFS) 중간값은 23개월이 확인됐고, 이는 1차 치료제 허가 근거가 된 글로벌 LASER301 임상3상에서 보고된 PFS 20.6개월보다 높은 수치였다. 다른 지표로 실제진료 치료지속기간(rwTOT)은 25.1개월이었으며, ORR 70%이었다. 부작용 프로파일로 감각이상(71%), 피부발진(21%), 점막염(14%) 등으로 관찰돼 기존에 알려진 범위 내에서 관리 가능한 수준이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국내 시장에서의 입지를 유추해볼 수 있는 수치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개한 국내 의약품 생산실적을 참고해볼 수 있다. 렉라자의 생산실적은 2024년 1058억원, 2025년 1502억원으로 41.9% 늘었다. 전체 매출액을 보면 유한양행은 2024년 매출 ‘2조 클럽’에 진입했고, 2025년 매출 2조2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했다.
유한양행은 렉라자로 창출한 수익을 다시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R&D 선순환 구조’를 통해 글로벌 Top 50 제약사 도약이라는 ‘Great & Global’을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다. 회사측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누적 R&D 투자액은 1조원을 넘었고, 매년 매출액의 10% 이상을 투입하는 R&D 비중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후속 프로그램으로 △알러지 치료제로 개발하는 IgE 약물 ‘레시게르셉트(YH35324)’ 임상2상 △면역항암제로 개발하는 HER2x4-1BB 이중항체 ‘YH32367’ 임상1상 용량확장(한국, 호주, 미국) △고셔병 치료제로 개발하는 GCS 저해제 ‘YH35995’ 임상1상 등에 대한 임상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올해 1월과 5월 개최한 ‘R&D Day’를 통해 항암, 대사, 심혈관·신장, 면역·염증 질환을 주요 적응증으로 설정한다고 발표했고, 표적단백질분해제(TPD) 등 신규 모달리티 로드맵을 제시했다. 추가로 특정질환 전문 글로벌 사업개발(BD) 활동 및 신규 법인(NewCo) 설립 모델도 기획하고 있다.

▲유한양행 '렉라자(레이저티닙)' 기술수출 마일스톤 수령 현황(2026.11 기준), 출처=바이오스펙테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