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샌디에고(미국)=이효빈 기자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
이동훈 SK바이오팜(SK Biopharmaceuticals) 사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고에서 열린 바이오USA 행사장에서 회사의 신약개발 전략의 핵심 축으로 "오픈이노베이션과 인공지능(AI)"을 꼽았다.
이 사장은 “SK바이오팜의 경험과 노하우를 오픈이노베이션과 AI 두 가지 축으로 결합해 아시아의 바이오 기업들을 미국 시장에 소싱하고 상업화시키는 모델을 구축해나갈 계획”이라며 “그것이 SK바이오팜의 목적이자 제약바이오 산업에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이같은 전략을 구체화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회사는 지난 5일 오픈이노베이션 공간 ‘SK 라이프사이언스 링스(SK Life Science LinX, LinX)’ 개소식을 진행했으며, 전날인 지난 22일에는 바이오 USA 현장에서 AI 기반 신약개발 바이오텍인 인실리코 메디슨(Insilico Medicine)과 중추신경계(CNS) 영역 신약 후보물질 발굴 계약의 체결 소식을 알렸다. 계약금 450만달러를 포함해 최대 25억7000만달러 규모의 딜이다.
이 사장은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XCOPRI®)’를 통해 확보하고 있는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두번째 약물을 개발하고, 뇌전증 분야에서 우리의 강점인 저분자화합물을 활용해 중추신경계(CNS)를 넘어 새로운 모달리티를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만 이같은 과정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두가지 방식으로 접근하는 전략을 수립했다”며 “첫번째가 오픈이노베이션이고 두번째가 AI”라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에 대해 “한국에 있는 많은 기관, 학교, 병원, 그리고 개별 기업들을 어떻게 연결할 것이냐가 중요하다”며 “SK가 가지고 있는 경험과 공간을 기반으로 아시아의 많은 기술을 미국쪽으로 끌고와 상업화할 수 있는 거점을 구축하고자 한다”고 말하며, 이같은 컨셉을 ‘이스트-웨스트 브릿지’라고 명명했다.
이 사장은 중국,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East)과 미국 시장(West)를 잇는 가교역할로 오픈이노베이션 공간 ‘링스’를 언급했다. 링스는 바이오분야 협력 컨소시엄을 통해 국내 바이오텍의 현지정착 지원, 법률자문, 투자자연결 등 미국 진출을 위한 다양한 전문 프로그램을 협업해 운영될 예정이다.
이 사장은 “링스에 이어 중국, 한국 등에서 초기 파이프라인, 모달리티 등의 기술을 소싱하는 플랫폼 또한 준비하고 있다”며 “그것의 시작이 인실리코와의 계약 건”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 사장과 함께 발표에 나선 황선관 SK바이오팜 부사장은 “인하우스 R&D만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유연성, 다양성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오픈이노베이션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고 그중 하나의 축이 AI”이라며 “익스텐디드 랩(extended lab)이라는 컨셉을 바탕으로 파트너들과 공동연구를 통해 성과를 내고자 하며 인실리코와의 딜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황 부사장은 인실리코의 딜에 대해서 회사가 가지고 있는 기존 강점인 신경학 분야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노바메이트 개발을 통해 축적한 신경 흥분(excitation)과 억제(inhibition)의 균형 조절을 활용한 신약개발을 한 축으로 가져가는 한편, 새로운 성장축으로 신경면역(neuroimmunology) 분야로 확장해나가려고 한다”며 “이 두 가지 테마에 초점을 맞춰 타깃을 선정했으며, 또한 멀티 인디케이션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황 부사장은 인실리코와의 딜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이번 딜은 AI 네이티브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AI 프로세스 등의 역량을 더욱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목표”라며 “AI를 활용하는 인실리코의 파라미터, 프롬프트, 프로세스 등을 공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실리코가 잘하는 것과 SK바이오팜이 잘하는 것의 시너지를 확보하는 것이 첫번째 목표이고, 두번째 목표는 R&D 생산성”이라며 “이번 딜에서 50%이상의 신약개발 기간 단축을 기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SK하이닉스를 계열사로 둔 SK그룹사로서 SK바이오팜과 엔비디아(NVIDIA)와의 협업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이동훈 사장은 “GPU 활용과 관련해 여러가지 고민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사고의 틀에서 벗어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