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최인영 한미약품 부사장(미래성장부문장)은 바이오스펙테이터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한미약품(Hanmi Pharmaceutical)이 2달여전 로슈(Roche)에 계약금 1억9000만달러에 유로코르틴(urocortin-2, UCN2) 에셋을 판 딜의 의미는, 단순히 숫자로만 볼 것이 아니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이제는 어떤 라이선스아웃(L/O) 딜을 해야하는가?’라는 한걸음 진전된 질문에 대한 답을 보여주고 있다.
한미약품은 단연 국내에서 빅파마와 규모와 숫자로도 가장 많은 딜을 체결한 회사로, 그만큼 지난 10년간 잇단 반환에 따른 아픔도 컸다. GLP-1 인크레틴(incretin)도 쓰라린 경험이 있는 영역이지만 정면으로 돌파해가고 있고, 지난달에는 이전 사노피로부터 반환받았던 GLP-1 당뇨약을 6년만에 국내에서 비만약으로 시판했다. 한미약품은 그동안 20여년간 인크레틴(incretin) 신약개발 경험을 쌓으며 사이언스 측면에서는 일라이릴리(Eli Lilly), 노보(Novo)와 대등한 위치를 지켜왔지만, 규모의 경쟁에서 앞서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것이고, 이번 딜이 이러한 의지를 반영하는 시작점이다. 한미약품은 이미 5~6년전부터 체중감량의 숫자보다 질(quality)가 중요하다고 보고, 비만 개발에서 근육이라는 키워드로 완전히 포커스해왔고, 2년전 이번에 로슈와 딜을 체결한 UCN2 유사체(analog) ‘HM17321’을 첫 공개했다. 지방을 선택적으로 줄이면서 근육의 양과 기능을 개선하는 기전으로, 글로벌에서 개발 경쟁이 치우쳐져 있는 마이오스타틴(myostatin) 계열 약물과는 결이 다르다.
이러한 측면에서 한미약품이 로슈를 선택한 이유는 ‘개발 의지’였다. 최인영 한미약품 부사장(미래성장부문장)은 바이오스펙테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로슈 경영진의 의지가 확고했다”며 “한미약품은 이제는 돈만 보고 결정하지 않는다. 더 높은 계약금을 제시한 빅파마도 있었지만, 선택의 기준이 아니었고, 개발을 끝까지 잘 끌고갈 파트너사를 찾았다. 한미약품 경영진도 이러한 판단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그동안의 경험이 주효했다. 최 부사장은 “그동안 라이선스아웃 딜을 많이 해봤고, 물질에 문제가 없는데 돌려받는 경험도 수없이 했다”며 “단순히 돈의 논리로만 결정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를 경험했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