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이주연 기자

▲김선영 삼성글로벌리서치 부사장(출처=바이오스펙테이터 촬영)
"기업규모 측면에서 100억달러(약 13조6000억원) 이상의 연매출을 창출하는 회사들이 그 나라 자체의 생태계(ecosystem)를 이끈다. 100억달러 규모는 곧 1년에 약 20억달러 정도의 연구개발, 특히 임상비용을 추진할 수 있는 크기이다. 일본에서는 다케다(Takeda)가 선도해 이미 이런 사이즈를 확보한 회사가 다케다, 아스텔라스(Astellas), 다이이찌산쿄(Daiichi Sankyo), 오츠카(Otsuka) 등 4곳이 있다. 참고로 30억달러 정도의 연매출 규모를 제약회사의 전체적인 기능을 갖출 수 있는 기준으로 봤는데, 한국에서는 아직 이같은 규모의 회사가 없다."
김선영 삼성글로벌리서치(Samsung Global Research) 부사장은 지난달 28일 개최된 ‘제4회 삼성서울병원X에임드바이오 ADC 컨퍼런스’에서 ‘K-바이오텍의 다음 단계는 무엇인가(What’s Next for K-Biotech)’라는 제목의 발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한국의 경우 시가총액 1~4위 바이오 기업이 모두 위탁생산기업(CDMO), 바이오시밀러 및 제형기술 업체가 차지하고 있고, 국내에는 약을 판매하고 있는 업체가 상위권에는 부재한 상태라고 김 부사장은 지적하며, 그렇다면 한국의 바이오산업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공유했다.
김 부사장은 우선 중국의 가파른 발전에 대해 포커스했다. 그는 "불과 2000년대 초만 하더라도 신약개발에 대한 한국과 중국에서의 인식은 달랐다"며 "지난 2003년 국내에서 개발한 ‘팩티브(Factive, gemifloxacin)’가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것에 비해, 중국에서는 지난 2019년 승인받은 ‘브루킨사(Brukinsa, zanubrutinib)’가 처음 FDA의 허가를 받은 약물"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일본의 경우 시장규모 측면에서 이미 미국 다음으로 가장 큰 제약시장이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불과 몇십년 사이에 판이 완전히 바뀌었다. 중국은 2010년대 중후반에 일본을 제치고 글로벌 2위 제약시장이 됐으며, 지난해 글로벌 라이선스아웃(L/O) 계약을 체결한 수는 18건으로 전체 딜의 38%를 차지했다. 이같은 성장배경에는 중국이 전임상 및 임상단계에서 시간과 비용이 훨씬 덜 들고 자체적인 인력과 자본 등의 자산투입 규모가 크며, 연구자주도임상(IIT) 등을 통해 임상결과를 예측할 수 있도록 하는 특성 등이 있었다고 김 부사장은 분석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