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이주연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개발을 위한 분석 실험을 진행중이다(사진: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SK바이오사이언스(SK Bioscience)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상위 계열인 사베코바이러스(sarbecovirus)를 타깃하는 차세대 백신 후보물질 ‘GBP511’의 글로벌 임상1/2상을 호주에서 개시했다고 29일 밝혔다.
사베코바이러스는 현재 유행중인 다양한 변이주는 물론 동물에서 유래해 사람으로 전파될 수 있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유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까지 포괄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개별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사베코바이러스 계열 전반에 대해 광범위한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범용백신 개발을 목표로 관련 바이러스와 변이주에 대응가능한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GBP511의 글로벌 임상 1/2상은 호주에서 18세이상 성인 약 368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1상 단계에서는 면역증강제(adjuvant) 유무에 따라 저·중·고용량의 GBP511을 28일 간격으로 2회 접종하고, 최근 변이주를 포함한 mRNA 코로나19 백신인 화이자(Pfizer)의 ’코미나티(Comirnaty)’와 비교해 안전성, 내약성, 면역원성을 평가한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최적용량과 투약조건을 확정한 뒤, 2상 단계에서는 더 많은 수의 성인과 고령층을 대상으로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추가로 평가할 예정이다. 특히 단계마다 코로나19를 포함한 사베코바이러스 계열 전반에 대한 교차 면역반응을 확인해 범용백신으로서의 가능성을 평가할 계획이다(NCT07280858).
GBP511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 2022년 상용화에 성공한 국내 유일의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SkyCovione)’의 핵심기술을 적용한 백신 후보물질이다.
컴퓨터 기반 설계로 개발된 스카이코비원의 합성항원 플랫폼을 토대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유전자재조합 기술과 미국 워싱턴대 약대 항원디자인연구소(Institute for Protein Design, IPD)의 자체결합 나노입자(self-assembly nanoparticle) 디자인 기술을 결합했다. 스카이코비원은 글로벌 임상을 통해 강력한 중화항체 유도와 우수한 안전성을 나타냈으며, 이를 바탕으로 여러 규제기관으로부터 승인을 획득한 바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다수의 기업과 연구기관이 범용 코로나 백신 개발에 착수했으나, 대부분은 초기 연구단계에 머물러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글로벌 임상 1/2상 진입이 해당 유형의 백신 가운데 최초로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국제기구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은 SARS 및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등을 포함하는 베타코로나바이러스(betacoronavirus) 계열 전반에 대해 폭넓은 보호효과를 제공할 수 있는 범용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CEPI는 변이나 특정 병원체에 제한된 기존 대응방식의 한계를 지적하며, 신종 바이러스 출현여부와 관계없이 폭넓은 보호효과를 제공할 수 있는 범용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리차드 헤쳇(Richard Hatchett) CEPI 대표는 “코로나19는 백신 없이 치명적인 신종 바이러스에 대응할 때 치러야 하는 막대한 대가를 여실히 보여줬으며, 광범위한 보호효과를 제공하는 백신은 이러한 상황을 바꿀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다”며 “지금 ‘올인원(all-in-one)’ 백신에 투자함으로써 CEPI와 파트너들은 글로벌 방어체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한국은 그 노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범용 사베코바이러스 백신이 임상 1/2상에 진입한 것은 최첨단 백신 분야에서 한국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중요한 진전으로, 모두를 위한 더 안전한 미래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범용 사베코바이러스 백신 개발은 차기 팬데믹 대비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며 “GBP511 임상 착수를 계기로 범용백신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선제적인 감염병 대응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백신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는 GBP511을 비롯해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조류독감 백신 등 주요 감염병 대응 파이프라인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회사는 중장기적 감염병위기 대응역량 강화를 위해 백신 포트폴리오를 단계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