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정지윤 기자
올해 4월 비상장 바이오기업 투자는 3월에 이어 또 1곳에 그쳤다. 시리즈B 단계 투자로 290억원에 달하는 제법 큰 투자규모였다. 연초부터 국내외적으로 불안정한 정치 및 거시경제 환경 등의 영향으로 바이오산업에 대한 투자심리는 여전히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이에 대한 기대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저조한 투자 실적은 국내 바이오업계서만은 아니다. 글로벌 시장도 마찬가지로 최근 발표한 영국의 글로벌데이터 분석 및 컨설팅 업체인 글로벌데이터(GlobalData)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벤처기업의 펀딩이 올해 1분기에 65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0% 감소했다. 글로벌 VC들의 투자건수도 올해 1분기 162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9% 감소했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지난 4월 비상장 바이오기업으로 표적단백질분해제(TPD)를 개발하는 프레이저테라퓨틱스(Prazer Therapeutics)는 시리즈B로 290억원을 유치했다. 특히 이번 프레이저의 투자는 J&J의 기업형VC 자회사인 JJDC(Johnson & Johnson Innovation)가 투자를 리드했다. JJDC는 40억원을 투자했으며, 한국 바이오텍에 투자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장시장에서는 빅파마와 대규모 글로벌 딜이 성사되는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에이비엘바이오(ABL Bio)가 GSK와 최대 4조1104억원(21억4010만파운드) 규모의 혈뇌장벽(BBB) 플랫폼 딜을 성사시키며 업계에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는데 일조했다.
7일 바이오스펙테이터가 자체집계한 바이오기업 투자현황에 따르면 지난 4월 비상장 바이오기업 투자는 1곳으로 투자규모는 290억원이었다.
우선 프레이저의 290억원 규모 시리즈B 펀딩에는 J&J 자회사인 JJDC와 국내 8개 투자사가 참여했다. 프레이저는 이번에 투자를 주도한 J&J가 국내 보건복지부와 협력해 운영하는 글로벌 엑셀러레이터 플랫폼 JLABS KOREA의 멤버사로 참여하고 있다.
프레이저는 기존 TPD(targetd protein degradation) 기술의 제한적인 부분을 개선할 수 있는 스피뎀(SPiDEM™)을 활용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스피뎀은 링커가 없어 기존 PROTAC보다 크기가 작고, 유비퀴틴화에 다양한 E3리가아제(ligase)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회사는 설명하고 있다. 특히 스피뎀은 지난 2022년 서울 BMS Innovation Challenge 우승, 2023년 일본 Boehringer Ingelheim Innovation Prize 2등상을 수상한 기술이다.
프레이저는 스피뎀 플랫폼을 적용해 타우(tau)를 타깃하는 알츠하이머병(AD) 프로그램, 알파-시누클레인(α-synuclein) 타깃 파킨슨병(PD) 프로그램 등 퇴행성뇌질환과 항암제 등에서 전임상 단계 신약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유한양행과 대원제약(Daewon Pharmaceuticals)과 각각 파트너십을 맺어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코넥스 상장기업으로 바만 임상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프로젠(Progen)은 8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CPS)와 14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 방식으로 220억원을 유치했으며, 유한양행(Yuhan), JW 중외제약(JW Pharmaceutical) 등이 각각 30억원씩 투자에 참여했다. 프로젠은 올해 3분기 코스닥(KOSDAQ) 이전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를 앞두고 있다.
프로젠은 다중 타깃 융합단백질 NTIG 플랫폼을 기반으로 현재는 비만에 집중해 신약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프로젠의 리드 에셋 ‘PG-102’는 GLP-1/GLP-2 이중작용제로 국내 임상2상 환자 모집을 완료하고, 호주 임상1상을 준비하고 있는 에셋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