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천승현 기자
기업을 갓 창업한 사람들은 인재 채용에 깊은 고심에 빠질 수 밖에 없다. 과연 회사가 원하는 최적의 인재를 채용할 수 있을지, 채용한 직원이 일만 배우고 회사를 그만두는건 아닌지 등 고민이 한 두 개가 아니다. 대학이나 대학원을 졸업하고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초보 직장인도 어떤 인재가 되는 것이 최선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박노석 피플앤박컨설팅 대표
제약·바이오·의료 전문 서치펌 피플앤박컨설팅의 박노석 대표(51)는 29일 “인재채용과 이탈방지를 위해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면서 “초보 직장인들도 경력관리 위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피플앤박컨설팅은 제약·바이오 분야 헤드헌팅, 비즈니스 컨설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박노석 대표는 한미약품에서 24년간 근무하면서 영업, 마케팅, 인사(HR), 홍보(PR),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박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한국제약산업연구회 창립 기념 세미나에서 ‘제약·바이오 산업 발전을 위한 직장생활과 경력개발’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인재채용과 경력개발에 대한 조언을 내놓았다.
박 대표는 인재채용을 고민하는 고용주들에 “최고의 인재보다는 최적의 인재(Right People)를 채용해야 한다”면서 “회사가 추구하는 경영의 핵심 가치에 동조하고 실천해낼 수 있는 감성 역량을 가진 사람이 진정한 최적의 인재다”라고 설명했다.
업무지식, 경험과 같은 기술적 능력 뿐만 아니라 열정, 도덕성, 책임감, 성실성 등 태도나 정서적 측면의 역량도 같이 갖춘 인재를 채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단순히 화려한 ‘스펙’이나 경력에 현혹돼 성급하게 직원을 뽑아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박 대표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인재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개채용을 비롯해 임직원 추천, 대학설명회, 헤드헌팅 등 가급적 많은 방법을 동원해야 최적의 인재 확보에 근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수 인재를 확보하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박 대표는 조언했다.
적합한 인재채용을 위해 면접 과정에서 지원자의 역량을 최대한 파악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박 대표는 “가끔 준비 안된 면접관이 면접에 들어와서 인상을 보거나 주량과 같은 엉뚱한 질문을 던지며 우수인재를 가려낼 기회를 걷어차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역량면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정 상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를 면밀히 관찰해야 지원자의 역량 파악에 유리하다는 얘기다.
면접 이후 평가방법도 구체적으로 기록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합격’, ‘판단하기 어렵다’, ‘불합격’ 등 3개의 결과로 구분하되, 합격도 ‘꼭 합격시키고 싶다’(A), ‘아주 우수하지는 않지만 후배사원으로 함께 일하고 싶다’(B+)와 같이 등급을 나눠서 기록할 필요가 있다. 불합격은 사유를 반드시 기재해야 추후 인재채용 과정에서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경력직을 채용할 때에는 면접 이후 평판 조회도 필요하다. 면접 평가가 우수했더라도 평판 조회 결과 업무 능력, 상사·동료와의 관계, 책임감 등의 항목에서 부정적인 평판이 집중되면 채용 여부를 다시 고민해야 한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인재 채용 이후 핵심인재를 유지하는 노력도 동반돼야 한다. 직원들의 성과를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연봉인상이나 복지 확대와 같은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인재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면담과 관찰을 병행해야 한다.
박 대표는 “직원들이 이미 퇴직을 결정하고 통보했다면 사실상 되돌리기 힘들다. 우수 인재를 놓치지 않으려면 미리 관리를 해야 한다. 단순히 워크숍 자주 가고 회식 자주 한다고 직원들이 만족할 것으로 판단하면 안된다”라고 꼬집었다.
▲박노석 피플앤박컨설팅 대표가 '직장생활과 경력개발' 강연을 진행 중이다.
박 대표는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인재들에게는 지속적인 경력 관리를 주문했다. 박 대표는 “회사 생활을 하면서 어떤 인재가 될지 결정을 하고 준비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다양한 업무를 맡는 순환 보직을 경험한 사람은 폭넓은 시야를 활용한 일반관리자 업무가 적절하다. 입사 이후 연구개발과 같은 전문분야만 종사한 경우 전문가(Specialist)에 적합한 경력개발을 고민해야 한다.
박 대표는 “경력관리에서 인맥관리도 중요하다. 명함 있을 때 많이 인사하고 베풀어야 한다”면서 “경력관리는 본인이 스스로 해야 하며 어느 위치까지 갈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맞춤형 경력관리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