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이주연 기자

▲이정표 서울대의대 보라매병원 신장내과 교수(왼쪽), 신정호 중앙대병원 신장내과 교수가 에베레스트메디신 미디어 세션에서 IgA신증 및 네페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출처=바이오스펙테이터 촬영)
에베레스트메디신코리아(Everest Medicines Korea)는 지난 26일 미디어 세션을 열고 자사가 한국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IgA신증(IgA nephropathy, IgAN) 치료제 ‘네페콘(Nepecon, budesonide)’의 임상적 효과와 가치, 그리고 보험급여의 필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네페콘은 앞서 스웨덴 칼리디타스 테라퓨틱스(Calliditas Therapeutics)가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시판허가받은 IgA신증 치료제로, 지난 2021년 가속승인 이후 지난 2023년에 정식승인으로 전환됐다. 미국에서는 ‘타페이오(Tarpeyo)’, 유럽에서는 '킨페이고(Kinpeygo)'라는 상품명으로 판매된다. 국내에서는 지난 2024년 단백뇨 배출량이 1.0g/일 이상이거나 또는 단백뇨 수치(UPCR)가 0.8g/g 이상인 원발성 IgA신증 성인환자를 대상으로 승인받은 상태로, 현재 건강보험 급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최근 네페콘은 국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험급여 심사에서 탈락한 바 있다. 이에 IgA신증 환자의 가족이 온라인 청원 웹사이트인 ‘청원24’에 글을 게재해, 네페콘의 급여 적용 여부의 재검토를 청원한 바 있다. 해당 글에서 작성자는 “네페콘은 환자의 신기능 보존과 단백뇨 감소를 위해 필수적인 치료옵션이다. 하지만 월 600만원에 달하는 고액의 약제비 부담으로 인해 치료를 지속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고 지적했다.
IgA신증은 Gd-IgA1(galactose-deficient IgA1)이 증가해서 자가항체 및 면역복합체가 침착돼 일어나는 질환이다. 신장 자체에 발생하는 1차신장질환 국내환자 중 약 48.3%가 IgA신증을 앓고있으며, 이 IgA신증은 평균나이 34세(27~45세 진단)에 많이 발병한다.
이번 미디어 세션에서 이정표 서울대의대 보라매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IgA신증 환자에서는 혈뇨, 단백뇨, 고혈압, 신장기능장애의 4가지 증상이 나타난다”며 “특히 IgA신증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많이 분포해 있으며, 이는 유전적인 요소도 있고 또한 IgA신증의 진행속도가 아시아인구에서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증상들 중에서 특히 단백뇨와 낮은 사구체여과율(eGFR)이 IgA신증 환자의 주요 사망원인인 심혈관질환(CVD)의 위험요인으로, 해당 수치를 개선시키는 것이 IgA신증 증상악화를 치료하는 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영국 희귀신장질환 등록 자료에 따르면, IgA신증 성인환자 2299명을 대상으로 약 50%가 11.4년 후에 신부전(kidney failure)으로 질병이 진행되거나 또는 사망했다. 이같은 질병진행속도는 UPCR에 따라서 0.88~1.76g/g인 환자와 1.76g/g 이상인 환자의 50%가 각각 7.5년, 3년 이내에 말기신부전(ESRD) 또는 사망까지 이를 수 있으며, 따라서 조기진단과 빠른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IgA신증을 적응증으로 질환의 진행을 늦추는 보존적 치료를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혈뇨와 단백뇨를 줄이기 위해 RAS 저해제(ACEi, ARB) 또는 이뇨제 등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같은 약물들은 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을 직접 타깃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질환이 진행돼 단백뇨가 지속되거나 신장기능 저하가 일어나면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를 사용해 염증반응을 억제하는 치료를 하며, 신장기능이 크게 악화된 이후에는 투석이나 신장이식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치료가 이어졌다. 다만 신장이식 후에도 재발률이 20~60%로 나타나 미충족 수요가 높은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네페콘은 이같은 IgA신증의 근원부위로 추정되는 소장 회장의 파이어판(Peyer's patches)에 국소적으로 전달되도록 설계된 표적치료제로, IgA신증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치료한다고 회사는 강조했다.
네페콘은 코르티코스테로이드(corticosteroid) 약물이며, 캡슐화 기술을 통해 지연방출(delayed release)과 지속방출(sustained release)의 기능이 있어서 표적 조직에 약물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또한 부데소니드 성분은 전신순환 이전에 간의 초회통과대사를 통해 약물의 90%가 제거돼, 전신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국소적인 면역조절효과를 극대화한다고 설명했다.
신정호 중앙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네페콘은 캡슐화를 통해서 체내 산-염기반응에 따라 방출하도록 설계돼 회장에서 캡슐 약제가 방출된다”며 “특히 스테로이드의 일종인 네페콘은 전신스테로이드에 비해 생체이용률(bioavailability)이 낮고 혈장 단백결합 및 혈장 제거율(plasma clearance)이 높으며, HPA(hypothalamic pituitary adrenal,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 전신부작용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네페콘의 글로벌 NeflgArd 임상3상 결과에 대해, 전신스테로이드와 같은 치료기간인 9개월동안 투여했을 때 주요 병원성 바이오마커인 Gd-IgA1이 위약투여군에 비해 34%p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p<0.0001). UPCR은 네페콘 9개월 투여 이후 3개월 시점인 12개월차에 최대 51.3%(위약 3.2%) 감소율을 기록하며 지속적으로 개선됐다.
추가로 eGFR은 치료 종료 이후 15개월까지 총 24개월동안 위약군 대비 약 50% 수준으로 유의미하게 신장 보호효과가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 때 투여전 UPCR 수치와 관계없이 eGFR 보호효과가 유지됐다.
특히 해당 NeflgArd 임상에서 확인된 eGFR 기울기를 바탕으로 한 모델링 분석 결과, 네페콘 9개월 치료군이 지지요법만 받은 환자군 데이터(Leicester General Hospital records)와 비교했을 때 신부전 발생까지의 기간 중간값이 각각 22.4년, 9.6년으로 나타나 신장 투석을 최대 12.8년까지 지연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임상결과를 바탕으로 국제 신장질환 진료지침인 KDIGO 2025년 개정에서 네페콘이 ‘면역억제제 치료제(treatment-immunosuppresisive therapy)’로서 적극권고(Level 1B)로 등재됐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 교수는 “UPCR이 1g/g 이상이면 조직검사를 하게 되고, 이처럼 UPCR이 1g/g이상이고 3개월 이상 RAS 저해제 치료에도 효과가 없는 IgAN 중증환자가 국내에서는 약 1만명 정도 있을 것으로 추산중이다”며 “KDIGO 개정에 따르면 UPCR 0.5g/g 이상에서도 조직검사를 권고하고 있으며, 0.5~1g/g의 그레이존(grey zone)까지 고려할 경우 환자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에베레스트메디신은 지난 2017년 설립된 바이오텍으로, 본사는 중국 상하이에 위치해 있고 미국, 한국, 싱가포르, 홍콩, 대만 등에도 진출한 상태다. 회사는 네페콘을 비롯해 화이자(Pfizer)의 궤양성대장염(UC) 치료제로 승인받은 S1P 저해제 '벨시피티(Velipity, etrasimod)'와 추가 자가면역간염, 신장질환 등의 분야에서 총 신약 파이프라인 11개를 라이선스인(L/I)해 개발하고 있다. 에베레스트메디신 홈페이지에 따르면 자체 개발로도 인비보(in vivo) CAR-T, 개인맞춤형 암백신, 종양연관항원(TAA) 암백신, 면역조절 암백신 등을 초기단계에서 개발하고 있다.
한국지사 대표인 박혜선 에베레스트메디신코리아 대표는 지난 2021년 합류했으며 현재 에베레스트메디신의 인터네셔널 비즈니스 총괄도 맡고 있다. 박 대표는 이전 한국 BMS 사장, 한국 바이엘(Bayer) 스페셜티 사업부 총괄, 한국 애브비(Abbvie) 대외협력부 및 사업개발부 총괄 등을 역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