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정지윤 기자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심경재 HLB펩 대표
올해 3월 HLB에 인수되며 HLB그룹에 합류한 HLB펩(HLB Pep, 옛 애니젠)이 글로벌 펩타이드 기업으로의 성장을 목표로, 기존 펩타이드 원료의약품(API) 생산과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글로벌로 확장하고, 비만신약 개발과 화장품 등의 신사업을 추진한다.
심경재 HLB펩 대표는 지난 22일 서울 잠실 소피텔앰버서더에서 열린 HLB포럼의 HLB펩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펩타이드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HLB펩의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심 대표는 “HLB펩은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음에도 경영관련 이슈로 저평가돼 왔으며, HLB에서 인수하며 기존 문제가 해소되고 자금 유동성을 확보한 상태”라며 “이제 기존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빠르게 신사업을 추진해 HLB그룹 내 여러 회사들과 협업을 통한 성장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심 대표가 3가지 성장 동력으로 꼽은 것은 API 생산 및 CDMO사업 강화, 비만치료제 등 신약개발, 펩타이드 소재가 적용되는 화장품 사업 등이다.
우선 HLB펩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펩타이드 기술과 제조시설을 기반으로 API 생산과 CDMO를 강화할 계획이다. 심 대표는 “GMP와 non-GMP를 합치면 1년에 5000가지 이상의 펩타이드를 생산하고 있다”며 “국내로 국한돼 있는 사업영역을 해외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LB펩은 장성과 오송 2곳에서 국내 GMP 인증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심 대표는 “확보된 자금으로 오송공장을 증설해 생산능력(capacity)을 늘리는 등 증가하는 글로벌 수요를 대비할 것”이라며 “특히 글로벌 CDMO 영업력 강화를 위해 미국 인터켐(InterChem)과 파트너십을 맺어 고객사로부터 수주를 받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HLB펩은 유럽, 미국, 일본 등 글로벌 규제기관으로부터 오송공장의 GMP 승인을 추진하고 있다.
심 대표는 “펩타이드 CDMO사업은 얼마나 많은 펩타이드 소재를 커버할 수 있는지와 높은 순도(purity)가 경쟁력을 결정한다”며 “HLB펩은 순도를 높이고, 불안전성을 보완할 수 있는 3가지 핵심기술을 통해 펩타이드 생산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HLB펩의 API 생산 3가지 핵심기술에는 롱체인(long chain) 기술, 시스테인 이황화 결합(cys rich disulfide folding) 기술, 변형(modified) 펩타이드 합성기술 등이 있다. 우선 롱체인 기술은 길이가 긴 75~80개 가량의 아미노산을 신속하게 합성하기 위해 펩타이드를 조각(fragment)로 나눠 동시다발적으로 생산한 후 결합(convergent)시키는 기술이다. 이외에도 불순물을 최소화하고 펩타이드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시스테인 이황화 결합 및 페길레이션(PEGylation) 등의 변형 펩타이드 합성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다음으로 HLB펩은 항암제, 항바이러스제, 항박테리아제, 비만치료제, 염증치료제 등 다양한 펩타이드 신약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심 대표는 “현재 GLP-1/GCG 이중작용제(dual agonist) ‘AGM-217’의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비만치료제 후보물질을 소개했다. 그는 "AGM-217가 마우스 모델에서 좋은 결과를 보였고, 곧 영장류 실험을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 대표는 “궤양성대장염 치료제로 ‘AGM-260’을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심 대표는 “올해 화장품 신제품을 출시해 재무상황을 단기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라며 “시제품까지 개발한 단계이며, HLB글로벌(HLB Global)과 협력해서 상업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HLB펩이 상업화를 추진하고 있는 화장품은 강황 성분인 커큐민을 통해 여드름 등의 염증을 낮출 수 있는 제품으로, 회사에 따르면 지용성으로 잘 흡수되지 않는 특징을 가진 커큐민에 HLB펩의 펩타이드를 결합해 피부에 잘 흡수될 수 있도록 개발한 제품이다.
심 대표는 “현재 펩타이드 의약품은 '진격하고 있다'고 표현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 HLB펩과 같은 펩타이드 소재 개발 기업이 유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