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특정 APOE 변이가 알츠하이머병 발병을 늦출 수 있을까? 하나의 임상 사례가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단서를 보여주는 경우가 있다. 40세 초중반에 알츠하이머병이 일찍 발병되는 프레세닐린(presenilin1, PSEN1) 변이를 가졌지만 30년이 넘게 인지저하가 나타나지 않은 사례가 보고됐다. 독특하게 PSEN1 변이와 함께 드문 형태의, 두 개(copy)의 APOE3 유전자 변이를 갖고 있는 케이스였다.
해당 연구 내용은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에 지난 4일 게재됐다(doi: 10.1038/s41591-019-0611-3). 야케일 퀴로즈(Yakeel T. Quiroz) 하버드 메사추세츠 종합병원(Harvard 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신경심리학과 교수와 뇌 촬영 전문가와 안티오키아대학 신경과학 연구진, 배너 알츠하이머병 연구소(The Banner Alzheimer’s Institute), SERI(Schepens Eye Research Institute) 연구진 등이 참여했다.
지금까지 알츠하이머병이 일찍 발병하는데(early-onset) 관여한다고 알려진 유전자 변이는 세 가지다. 모두 아밀로이드 베타 펩타이드를 만드는 과정에 관여하는 APP, PSEN1, PSEN2변이다. 이들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 아밀로이드 베타가 많이 생성되면서, 응집체가 만들어지고,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쌓인다. 다음 단계로 타우 단백질이 쌓이면서 인지 저하가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오랫동안 아밀로이드 생성을 막거나 축적을 억제하는 신약 후보물질이 개발되고 있으나, 지난달 임상에서 실패했다가 기사회생한 아두카누맙을 제외하고는 모두 실패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병 병리를 시작하는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것이 아닌, 알츠하이머병 병기진행을 늦추는 새로운 접근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있다. 임상에서 ApoE가 알츠하이머병 병리진행에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첫 케이스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