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억 KDDF 본부장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바이오기업은 2018년 10월 현재 모두 22개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보면 Sinopharm, Wuxi Biologics, CSPC, China Resource Pharma Group, Shanghai Fosun Pharma 등이 있으며, 나스닥에 상장된 Beigene은 홍콩증시에도 동시 상장되어 있고 Zai Lab 역시 홍콩 증시 동시상장 예정이다. 홍콩 증시가 우리나라의 기술특례상장 제도와 유사한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한국의 코스닥, 미국의 나스닥과 함께 세계에서 바이오제약 분야 투자가 가장 활발한 3대 증시 중의 하나로 급부상하고 있다.
2018년 홍콩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체 중 역사상 가장 높은 공모가를 기록한 기업은 우리에게도 이미 잘 알려진 중국의 평안보험 자회사인 'Ping An Healthcare and Technology Co Ltd (1833.HK)'이다. Ping An Healthcare는 세계적으로 잘알려진 기관투자자들인 싱가폴 국부펀드, 캐나다 연금펀드, 소프트뱅크, SBI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았으며 온라인 헬스케어 플랫폼인 굿 닥터(Good Doctor)를 통해 홍콩 증시 역사상 가장 큰 11억 달러 규모로 2018년 상장에 성공했다.
굿 닥터의 홍콩 증시 성공적 상장은 그 규모뿐만 아니라 세계 2위의 시장규모를 자랑하는 중국 헬스케어 시장에 중국판 아마존이 등장했다는 사실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 2018년 아마존이 미국의 온라인 의약품공급 업체인 Pillpack을 인수하면서 미국 의약품 공급 네트워크에 격변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듯이 굿 닥터 역시 미용, 건강, 의료, 진료 등 온라인 헬스케어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할뿐만 아니라 온라인-오프라인 의약품 판매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연매출 175조원 규모의 중국 의약품 시장을 재편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사실 중국은 디지털헬스케어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국가이자 향후 세계 최대의 시장이다. 여러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현재 중국의 디지털헬스케어 시장규모는 62조원에 이르며 2020년에는 125조원으로 전세계 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할 것으로 예상된다(이에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는 2016년 3.5조원, 2019년 6.4조원에 불과하다). 이는 14억 인구라는 수요자의 규모는 물론이고 다른 몇가지 장기 구조적인 요인들 때문이기도 하다. ①중국 전역에 분산된 인구대비 도시지역에 밀집된 병원의 지리적 분포 ②고령화와 소득수준 상승에 따른 의료서비스 수요 증가로 매년 새롭게 신설되어야 할 병상수가 최소 400개 이상인데 반해 필요한 의료진 공급부족 및 정부의 의료재정 적자의 가파른 상승(2025년 375조원 예상) ③입원환자의 50%가 전체 병원 중 5%를 차지하는 3급 병원에 집중되는 심각한 수요공급의 불균형과 의료기관 및 의료진의 질적 수준에 대한 보편화된 불신 등 3대 구조적 요인이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