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파킨슨병의 증상 치료가 아닌 원인 자체를 겨냥한 신약(disease-modifying medicine) 개발이 늘고있다. 유전체 분석기술 발달에 따라 새로운 퇴행성뇌질환 유전자를 발견하고, 질환을 더 잘 이해하면서 나타난 변화다. 2018년 9월 기준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연관 유전자는 각각 37, 58개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그 수는 7, 11개에 불과했다.
두 질환 모두 독성 단백질이 응집되고 퍼지면서 뉴런세포가 망가진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각 유전자가 관여하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보면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알츠하이머병은 보통 뉴런세포를 둘러싼 주변 뇌세포가 잘못되면서 일어나는 질환이라면, 파킨슨병은 리소좀의 기능이 망가지면서(lysosomal dysfunction) 생긴다. 파킨슨병 관련 58개 유전자 중, 20개 유전자가 리소좀 기능을 조절하는 인자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 9개가 세포 항상성을 조절하는 유전자다. 리소좀은 세포내 물질을 분해∙재활용하는 소화기관으로 세포내 대사를 조절한다. 파킨슨병 환자에서는 리소좀이 망가지면, 독성 단백질 축적되고 세포 스트레스 반응이 일어난다.
첫 파킨슨병 관련 유전자는 알파시누클레인(α-synuclein)을 암호화하는 SNCA다. 비정상적인 알파시누클레인이 응집되면, 다른 뇌 부위로 퍼지면서(synucleinopathy) 파킨슨병이 악화된다. 알파시누클레인이 축적되면 정상적인 리소좀 기능이 망가진다. 다음으로 세포내 단백질 분해를 조절하는 PARK2(Parkin), PARK7(DJ-1)이 밝혀졌다.
2004년에는 4번째 파킨슨병 관련 유전자인 LRRK2(Leucine-rich repeat kinase 2)를 찾았다. LRRK2 변이가 일어나면 인산화 효소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서 파킨슨병의 발병률을 높였다. 반대로 저분자화합물로 LRRK2 효소 활성을 낮추면 치료제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 1개의 LRRK2 약물이 임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6~7개 빅파마가 LRRK2 저해제 개발의 전임상 후기 단계에 있다고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