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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유명 저널'에 갇힌 과학계..이대론 시장 '판' 못바꿔"

기사입력 : 2017-04-20 10:00|수정 : 2017-04-20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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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김선영 바이로메드 사장 "대학은 19세기 상아탑 이데올로기에 젖어있어" 쓴소리

"지난 25년간 국내 학자들의 유명 학술지 논문 발표와 특허 등록 수는 급증했습니다. 그러나 시장 관점에서 의미있는 발견과 발명이 있었던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시장에서 사용돼 '판'을 바꾼 경우는 없었습니다."

김선영 바이로메드 사장이 우리나라 과학계에 쓴소리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이기도 한 그는 1996년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로메드를 설립한 국내 벤처 창업 1세대다.

김 사장은 19일 서울 반포동 쉐라톤팔래스강남호텔에서 열린 ‘바이오헬스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국내 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과학평가제도 개선, 대학창업 활성화, 퍼스트무버 육성, 국가R&D 효율성 제고 등을 제안했다.

그는 먼저 논문 중심 연구로 경제와 사회에 대한 실제 기여도가 낮은 계량적 성과 평가제도를 정성적 평가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급 저널에 논문을 내면 무조건 좋은 것이라 여긴다. 과학의 '큰 물'에서는 그 성과가 지극히 작은 것이라는 사실은 인식하지 못한다"면서 "결국 계량적 평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내 학자들이 연구에 있어서도 기존지식을 확대하는 과학이 아니라 기존 프레임에서 빈공간을 채우는 정보축적형 과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의 계량적 성과 평가는 일부 분야에 제한하고 정성평가를 도입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판단 기준이 모호하고 실패에 대한 비난을 감내할 자신이 없어 모두 주저한다"고 꼬집었다.

김 사장은 또 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국내 대학들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선진국에서는 거의 모든 혁신 제품과 기술 개발이 대학에서 나오는데 국내 대학 역시 혁신 R&D의 산실이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국내 대학은 19~20세기의 상아탑 이데올로기에 젖어있다는 비판이다. 그는 "대학들이 창업에 주저하거나 적대적이기까지 하다"면서 "교육 연구뿐 아니라 창업과 실용화가 같은 반열에서 평가돼야만 학내 창업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바이오테크놀로지는 퍼스트무버(First Mover)가 역사를 만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 혁신, 대학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는 "바이오분야는 발명, 발견이 퍼스트무버라도 시장 진입 시점에서는 퍼스트무버가 아닐 수 있다"면서 바이오산업에 맞춘 퍼스트무버 육성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가 R&D의 효율성 제고가 필요한 시기다. 예산은 선진국에 뒤지지 않지만 단위 사업당 투자규모는 매우 작다는 설명이다. 그는 "예산 배분의 혁신이 필요한데 국가 차원에서 거시작 방향을 결정하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시장은 마지막으로 "R&D 전략 수립, 포트폴리오 구축, 집행 부처의 실행을 모니터하는 소규모 조직이 필요하다"면서 "비상임 민간 전문가로 운영되는 위원회 조직은 한계가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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