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위기의 상황에서 모더나(Moderna)와 화이자-바이오엔텍(Pfizer-BioNTech)이 mRNA 기술로 예방효율이 95%에 달하는 혁신적인 백신 제품을 시판하면서, 이제 mRNA 기술을 어떤 치료분야에 적용할 것인가에 글로벌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여러 분야 가운데 감염증을 넘어 유망한 분야로 꼽히는 것이 항암백신이다. 감염증에서와 같이 항원을 전달해 면역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항암백신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지만, 암 항원에 대한 체내 면역반응을 이끌어 암을 제거한다는 점에서 치료제의 개념이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mRNA 기반의 항암백신 개발 경쟁에서 어떤 약물전달시스템(drug delivery system, DDS)을 쓸 것인가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그 배경을 보면 이번에 mRNA 백신개발을 가능케했던 핵심 기술인 지질나노입자(lipid nanoparticles, LNP)는 애초 질병 유전자를 침묵시키는 RNAi(RNA interference)를 전달하기 위해 개발된 기술이다. 앨라일람(Alnylam)은 2018년 LNP 전달체를 이용해 최초의 RNAi 치료제인 ‘온파트로(Onpattro, patisiran)’을 시판했으며, LNP가 간으로 이동하는 특성에 기반해 지금까지는 주로 간질환을 타깃한 RNA 치료제에 초점이 맞춰져 약물이 개발돼 왔다. 그러다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마주하면서 임상적으로 입증된 LNP 기술을 mRNA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적용했고, LNP 기술이 빛을 발하게 됐다. LNP는 세포질내로 mRNA를 효과적으로 전달해 항원 단백질을 발현시키고, 성공적으로 체액성 면역(humoral immunity)을 유도했다. 그러나 항암백신에 최적화된 기술이 아니라는 점에서 여전히 개선될 부분이 있다.
이를 기점으로 이제는 항암백신 분야에 최적화된 DDS를 개발하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가장 앞서 있는 회사는 바이오엔텍으로, 리포좀(liposome)에 약물을 결합시킨 리포플렉스(lipoplex) 전달체를 이용한 mRNA 항암백신 후보물질로 임상2상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후발주자는 LNP의 우수한 항원 발현과 근육주사(IM) 가능성을 보고, 항암 백신에 최적화된 3세대 LNP 기술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