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PD(L)1 개발 경쟁에서 ‘가격(price)’이라는 변수가 생겼다. 적응증 확대와 병용요법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PD(L)1 면역관문억제제 시장에서, 이큐알엑스(EQRx)는 시장의 판도를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 시작점으로 EQRx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파트너사인 시스톤 파마슈티컬(CStone Pharmaceuticals)이 초기 3기 비소세포폐암 대상 임상3상에서 PD-L1 항체가 위약 대비 1차 충족점을 개선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임상3상 성공 소식은 초기 폐암에서 PD-L1 약물의 진입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중요하지만, EQRx의 전략이 앞으로 미국 PD(L)1 시장에 어떤 파급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지금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7개 PD(L)1 약물이 시판허가를 받았으며 암 치료 방식을 바꾸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머크(MSD)의 글로벌 탑셀러 '키트루다'의 매출액은 144억달러를 올렸으며, 대략적인 시장 규모로 주요 4개의 PD(L)1 제품의 총 매출액 263억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잇따른 후속 주자의 출현에도 불구하고 한 환자가 지불해야 하는 약물 비용은 연 10만달러 정도로 시판 약물과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되고 있다. 심지어 미국 시장에서 7번째 면역관문억제제로 시판된 GSK의 ‘젬펄리(Jemperli)’는 한달 기준 약가(WAC; 도매가)가 1만5000달러로 높게 책정됐다. EQRx는 약가가 환자의 접근성을 제한하는 요소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며, 이러한 벽을 깨기 위해 설립된 회사다.
EQRx가 강조하는 바에 따르면 “핵심적인 신약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파괴적인 모델(disruptive model)”을 가진 회사다. EQRx는 암과 자가면역질환 등에서 “매우 경쟁력이 있는” 주요 신약 후보물질 파이프라인을 사들이고 있으며, 회사의 초점은 2025년 전세계에서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질환을 타깃하며 전체의 약 40%를 차지하는 시장이다. EQRx는 미국 헬스케어시스템에서 약 50~70%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전략은 바이오시밀러와 차별화된 특허 보호를 받은 신약을 확보해, 기존의 리베이트나 할인폭을 넘어서는 가격을 설정하겠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