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2020년 제약·바이오 업계는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으로 예상치 못한 한해를 맞았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팬데믹 초기와 상반기 M&A 딜이 지체됐으나, 하반기로 갈수록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실제 지난해 가장 큰 딜은 12월 아스트라제네카가 희귀질환 신약개발회사인 알렉시온(Alexion)을 390억달러에 인수한 건이었다. 그 다음이 9월 길리어드가 Trop2 항체-약물 접합체(ADC) 신약을 보유한 이뮤노메딕스(Immunomedics)를 210억달러에 인수한 건이었다. 500억달러 이상의 대규모 메가딜(mega-deal)은 없었다.
이러한 추세를 보여주듯 지난해 딜 규모도 1410억달러에 불과해 전년 대비 60.7% 줄어든 반면, 총 딜 수는 242개로 전년보다 2.3% 소폭 감소한 수준이었다(PwC 2021 outlook 보고서). 다만 2021년 제약·바이오 부문에서 몇 건의 메가딜과 함께 총 딜 규모가 2500억~2750억달러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혁신을 앞당기기도 했다. 가장 대표적인 분야가 성공적인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가능케한 mRNA 기술이다. mRNA는 혁신적 기술이었지만 아직까지 임상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상업화와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서 백신 분야에서 첫 mRNA 제품이 출시됐고, 일반인에게도 친숙한 단어가 됐다. 이러한 기대감은 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대표 주자인 바이오엔텍(BioNtech)과 모더나(Moderana)는 각각 2019년, 2018년에 나스닥에 상장했는데 2020년 12월 30일 기준으로 주가가 500%, 400% 넘게 올랐다. 임상3상을 진행중인 큐어백(CureVac)도 올해 8월 나스닥 기업공개 이후 주가가 460% 이상 올랐다.
또한 코로나19 여파로 생명과학 분야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나스닥(Nasdaq)에서 바이오텍의 기업공개(IPO)도 호황을 누렸다. 2020년 5000만달러 이상의 공모자금을 유치한 바이오텍은 71개로 집계됐다. 12월 30일 기준으로 이 가운데 61개 회사가 IPO 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으며, 주가가 평균 122% 올랐다. CRISPR와 (면역)항암제, 단백질분해약물(target protein degradation, TPD), 인공지능(AI) 기반의 신약개발 등이 주요 키워드였다....